과연 학벌 없는 시대가 올까? 과연 학벌과 스펙으로 사람을 뽑는 시대는 지났을까?
위와 같은 의문에 대하여 7인의 전문가가 들려주는 채용과 교육에 관한 놀라운 담론을 담은 책 "교육의 봄"에서 기획한 <채용대전환, 학벌 없는 시대가 온다>를 혼자 읽고 말기엔 아까워서 리뷰를 남긴다.
이 책은 7인의 전문가가 송인수 교육의봄 대표 외 6명의 공저자가 뜻을 모아 집필했다.
그중에서도 특성화고등학교에서 진로상담교사의 입장에서 특별히 더욱 공감하고 영감을 준 부분에 대하여 정리하고자 한다.
먼저,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이 새로운 직업의 시대: 학벌의 시대는 끝났다! 라는 주제가 시사점이 많았다.
“한국의 사교육은 세계 어느 나라에나 있는 일반적인 의미의 사교육과는 다릅니다. 고도 압축 성장의 부산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빠른 성장은 어두운 그림자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 그림자는 2000년대 이후 20~30년은 더 가겠지만 사회가 성숙해지면서 한국적 특수성으로서의 사교육은 자연스럽게 약화되거나 사라질 것입니다. 앞으로 10년 안에 한국적 사교육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해 봅니다.” (p23)
위의 글은 사교육의 괴수라고 일컬어지는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회장의 말이다. 손주은 회장은 "사교육이 10년 안에 사라질 수도 있다."라고 예측하면서 사교육의 수장답게 사교육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동시에 사교육과 공교육을 아우르는 뉴 칼라 시대임을 힘주어 말한다. 동시에 이제는 직업의 시대에서 "업직", "창업"의 시대임을 강조하고 있다.
필자는 특성화고 진로 진학 상담교사로서 창업 교육에 대한 관심도 많아 각종 창업 연수와 학생 CEO 배출 등 기업가 정신과 창업 교육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최근에도 연수를 받았는데 주제는 "창업과 창직"이었다. 이 연수에서 메가스터디의 저자인 손주은 회장이 300억을 출연한 "윤민창의투자재단"에서도 창업과 진로 교육에 관심을 지대하게 두고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특히, 공교육과 사교의 이분법을 넘자는 말에 크게 공감하고 영감을 얻었다.
사실 필자는 공교육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사교육에 대하여 부정적인 생각하고 있섰다. 그리고 사교육에 의존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에 대하여 적잖게 곱지 않은 생각하고 있섰는데 손주은 회장의 글을 통해 나의 닫힌 프레임을 열게 되었다. 오히려 공교육과 사교육이 융합하면 공사 교육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공교육이라는 틀 안에서 힘들게 투쟁 아닌 투쟁을 했던 지난날이 아깝다는 생각마저 들게 되었다. 오히려 사교육의 장점을 잘 활용하여 협업한다면 결국 학생들에게 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기회가 된다면 사교육과 협업하는 모델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두 번째 주제는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들이 성공할까요? 제가 그동안 살펴본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은 수없이 실패한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어떤 교육관을 갖고 계시나요? 단 한차례의 시험에도 실패해서는 안 된다고 다그치면서 아이를 경쟁 대열에 내몰고 있지는 않은가요?”(p.70)
마이크로소프트사 이소영 이사의 말이다. 저자의 학부모에 대한 일침이 내 맘을 후련하게 했다. 일선 학교에서 학생들과 진로 상담을 하다 보면 학부모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다. 학부모의 잣대로 자신의 자식이라고 측정하고 끼워 맞추려고 하다 보니 과거 학부모의 학창 시절과 급변하는 현재 학생의 학교와 사회를 인식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부모는 아이를 믿고 한 발짝 뒤에서 조용히 따라가다가 꼭 필요할 때에 도움을 주면 된다.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챙겨주다 보면 스스로 진로를 개척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를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이소영 이사의 말은 뒤에 언급할 5장의 마이다스아이티 이형우 회장의 아래와 같은 글로 뒷받침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들이 사회의 아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어떨까? 울림 있는 칼릴 지브란의 시가 의미하는 바가 크게 다가왔다.
세 번째, 임펙트스퀘어 도현명 대표의 직업의 발견: 우리에게 직업은 무엇인가? 의 주제에 관한 내용이다. 여기서는 특히, 입사 1년 차 신입사원의 이직률을 그래표로 소개하고 있는데, 어렵사리 취업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사 1년 차의 이직률이 10년 만에 37.7%가 넘고 있다. 필자는 이는 인내심의 부족도 있겠지만 더 큰이 이유는 조직에 대한 기대가 없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결국, 조직이 나를 평생 책임질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에 공감한다. 이미 필자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경험한 바다. 기술로 일본 극복해 보겠다고 애국심과 애사심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 직원들에게 감원이라는 철퇴가 내려졌을 때 그저 묵묵히 일만 하던 직원들이 과연 예전과 같은 애사심으로 일을 할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이제는 취업자의 인내심을 운운하기 전에 기업을 신뢰하고 마음껏 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네 번째, 마이다스아이티 이형우 회장이 언급한 “채용 대안의 새길 개척하는 마이다스아이티의 이야기”라는 주제가 눈에 띄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이미 특성화고등학교에서는 잘 알려진 기업이다. 게다가 필자의 책<이제는 대기업이 아니라 강소기업이다>에서 아래와 같이 이미 언급한 바 있어 반갑게 읽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학벌 없는 채용의 시대를 열어 가는 사람들 이야기”라는 주제로 송인수 교육의봄 공동대표의 글이다.
좋은교사운동,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교육의봄 대표를 지닌 저자 송인수 대표는 그의 걸어온 길을 보더라도 교육에 대한 신념이 뚜렷하다. 학벌 없는 세상이 행복한 세상임에 대하여 결코 흔들림 없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하여 끌림과 격한 공감을 한다. 사실 특성화고에서 학생들의 진로지도를 하다 보면 한국이 선진국이라고 말하고 있으니 결코 선진국이 아니다. 진정한 선진국이라면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학력이 아니라 능력으로 인재를 대우하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그런 면에서 필자는 5년 전에 <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를 출간했고, 명문대가 몰락하고 있음을 언급한 바 있다.
중세 시대의 흑사병이 창궐했을 때 독일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말하는 것처럼 "교육에 몰빵해~"라는 피리 소리로 들리는 것은 지나친 표현일까? <학벌 없는 시대가 온다>을 가 우리 사회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품어본다.
리뷰를 마치며
모처럼 통쾌한 책을 만났다.
4차 산업혁명과 뉴노멀의 시대에 전문가들이 직업과 교육에 대해 통찰과 해법에 깨달은 바 크다.
<학벌 없는 시대가 온다>는 시대의 흐름을 한 발짝 앞서 설명하고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7명의 저자는 한목소리로 학벌·스펙에 의존하지 않는 채용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결같이 교육의 방향에 대해서도 교육도 비상한 자세로 변화의 길을 가야만 한다고 단언한다.
교육계에 몸담은 한 사람으로서 한국 사회의 리더들 교육에 관한 관심에 대하여 희망을 품어본다. 정부와 교육부만을 믿을 수 없다. 교육은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온 마을이 함께 해야 바로 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교육의 봄에서 기획한 <채용대전환, 학벌 없는 시대가 온다>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회는 빛의 속도로 변해가고 있고 기업은 발 빠르게 채용의 방식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런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교육이다. 앨빈 토플러가 그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언급한 것처럼 교육은 기업의 속도에 10분의 1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7명의 저자는 단순 명료하게 단언하고 있다. 기존의 방식을 과감하게 떨쳐버리고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게 하고, 문제 풀이 능력보다는 문제 해결력, 협업 능력, 자립심, 이타심 등을 길러주어야 한다는 것을…….
모두에 언급했던 “과연 학벌 없는 시대가 올까?” 이 책의 독자는 알 수 있다고 본다. 교육 관계자와 학부모의 필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