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는 여전히 미동도 없이 묵묵히 앉아 있다.- P58
엄지와 검지, 중지를 이용해 담배를 빙빙 돌리더니 입에 물고 불을 붙인다.- P58
이어 한 모금 깊숙이 빨고는 체스판 위로 연기를 쭉 내뱉는다.- P58
그와 동시에 연기를 따라 손을 내밀어 검은 킹 위에서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 P58
마치 판을 엎어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P58
쓰러진 킹이 판에 부딪히면서 나는 흉측한 소리가 체스꾼들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힌다.- P58
이제 정자엔 체스 챔피언만 홀로 남아 있다.- P58
초반에 진작 상대를 외통으로 몰아넣어 게임을 끝냈어야 했다.- P62
때가 되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신속하게 짓밟아 버렸다.- P62
상대가 그렇게 한심한 초짜라고는 차마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것- P62
수년 전부터 그렇게 기다려온 패배를 마침내 그 인간이 최대한 강렬하고 기발한 방식으로 맛보게 해주기를 소망했다고- P64
오늘 실제로 패배한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 P64
복수할 기회가 영영 없고, 미래의 어떤 빛나는 승리로도 만회할 수 없기에 더더욱 비참하고 결정적인 패배- P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