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고요를 만나는 법
chakanbyeol 2025/11/0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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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고요
- 보 헌터
- 16,650원 (10%↓
920) - 2025-10-20
: 108
EVERYDAY WILD
An Illustrated Guide for Miindfulness in Nature by Kathryn, Bo Hunter
우선, 한국판 제목인 '낯선 고요'가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외적으로 소음 속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고요'란 '낯선'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쓰고 그린 보 헌터와 캐스린 헌터 남매가 전하고자 하는 '일상 속 자연에 귀 기울이자'라는 메시지와도 잘 어울린다.
처음 이 책을 휘리릭 넘겨보았을 때는 살짝 어리둥절했다. 얼핏 보기에는 아이들이 보는 자연관찰 책과 비슷해서 '이게 무슨 그림 에세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멋있는 자연 풍경의 일러스트와 감성적인 글이 가득 들어있는 그림 에세이 거라고 기대했던 것과 달랐다.
그러다가 목차를 보고 아주 작은 것부터, 자세히 그리고 천천히 보게 하려는 책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이 책이 보여주고 싶은 자연의 경이로움은 크고 거창한 것부터가 아니라 아주 작은 것부터 살펴보는 데 있었다. 세상의 아름다움은 그 자체로,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작가는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우리가 늘 곁에 두고도 잊고 지내던 경이의 순간들을 함께 발견해 가는 여정이 바로 이 책이다. 우리의 호기심을 다시 일깨우고 자연을 보고 느끼게 하여 자연 속에서 진정한 '쉼'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다.
"나비는 우리에게 말없이 일러줍니다. 지금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믿으라고요."(20p)
한 장씩 천천히 살펴보는 동안, 독자는 작가가 어떻게 이것들을 바라보았고 생각했는지 볼 수 있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는 것일 수도 있고 이제라도 익히면 앞으로의 삶이 더욱 평온하고 행복해질 소중한 팁이다. 그림을 자세히 보고 글을 읽다 보면 작가의 사유에 내 사유를 보태고 싶어진다. 밖으로 나가서 내 눈으로도 보고 내 가슴으로도 느끼고 내 머리로도 생각하고 싶어진다.
나도 경험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독자를 위해 작가는 <실습>이란 페이지를 챙겨주었다. 책에 자연에서 마주친 감각의 순간들을 적어볼 공간을 남겨주기도 했고, 정원에서 해바라기를 어떻게 키우는지 등도 일러준다. 나는 무엇보다 자연의 소리를 담은 지도 그리기가 가장 해보고 싶다.
기존에 책장속books 출판사에서 낸 책들은 주로 문해력, 어휘력과 관련된 책이었는데 이번에 그림 에세이가 나와서 의외였다. 하지만 다 읽고 나니 같은 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이 곧 글이라고 했을 때, 자연이 키워주는 감각은 책만으로는 키울 수 없는 엄청난 것이기 때문이다. 자연을 자세히 관찰하고 나를 둘러싼 세계를 깊이 사유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는 이 책은 어린이에게도, 어른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하다. 특히, 창작자들에게 영감을 얻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어디에 있든 감각에 귀 기울이고 숨결에 집중하고 그 자리에 머물며 삶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라는 마지막 메시지가 가슴 깊이 남았다. 이제 '낯선 고요'와 더 자주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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