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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 가쿠타 미쓰요
  • 8,100원 (10%450)
  • 2007-10-09
  • : 244

책 표지와 그림이 저 책을 손에 넣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들었다.등을 보인 채 열려진 문을 향해 책을 읽고 있는  모습에서  껍처럼 하도 씹어대서 고독도 비껴간 듯한 저 둔탁한 뒤태에  나를 투사했는지도 모른다.무었보다  책을 집어넣은 제목이 와락 끌렸었드랬다.내용이야 어떻든  저 표지가 있는 책을  수중에 넣는게 목적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분명히 다 읽지도 못할 거면서 대책없이  책을 사들이는  그릇된 애서가인 나는  저 그림과 제목을 통해 지지와 위안을 얻고 싶었던것일수도......맞아! 책꽂이에 꽂혀 있는 완독되지 못한 무수한 나의 책들도 그냥 여기 이렇게 내 곁에 손을 뻗기만 하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는 것 만으로도 존재 가치가 있는거야라면서....

쌓여가는  책이    점점 많아질수록 이상한 죄책감과 언젠가는 손봐야  할 밀린 과제처럼 부담감이 생기기 시작했다.한마디로  이 책은  내가 책을 삼키는게 아니라 책이 나를 삼키는 전도된 나와 책과의 관계에 종지부는 아닐지라도 관계개선에 도움을 줄거라 여겼던 것이다.무슨  말이 이리 길까!관계개선? 글쎄  그건 잘 모르겠다.책에 실린 단편들은 하나같이 이쁘다.책을 매개로 사람들은 서로를 더 알아가기도 하고   몰랐던 자신을 시간의 지층에 따라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사랑이 시작되는 지점도 생겨나고  헤어진뒤에는 돌려줄까 말까를 고민해야 하는 번거로운 물건이 되기도 하고  이국의 여행지에서  자신이 팔았던 책을 분신처럼  만나기도 한다.주인공을  작가의 세계로  이끌기도 하고  혼자간  여행지의 료칸에서  누군가가 놓고간  책을 한때는 열광했었지만 이제는 시들해져버린 감성으로 다시 조우하기도 한다. 

보송보송 솜털같은 단편들이 실려 있다 .읽으면 므흣해지고 아련해지기도한다.알싸한 잔향이 올라오기도 한다 .그치만 거기까지이다.아마 내가 지금보다는 감수성이 더 말랑말랑한 20대 초반 쯤이었다면 아마 여기저기 추천도 하고 완소책이 됐을 것도 같은데 이제 나는 이런 감성에 녹진하게 녹아들 마음의 오지도 없다.내 마음의 땅뙈기들은 죄다 현실적이고 부박한 것들이 점령해버렸다.그리고  일본 소설에 익숙치 않은 나는 첫 단편을 읽고 이거 뭥미 하는 반응을 보였드랬다.시원한 탄산수인줄 알고 집어든 페리에의 정체모를 맛을 보고 난후의 반응이 이와 비슷했었다.하지만 페리에도 가끔씩 마시면 색다르고 독특하다.내겐 일본 소설이 페리에의 맛과 비슷하다.페리에와 콜라가 있다면 콜라를 마시겠지만 가끔씩은 페리에의 어정쩡한 맛이 그리울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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