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제네시스님의 서재
서리꽃 2
제네시스  2026/09/03 17:15
  • 서리꽃 2
  • 조정래
  • 18,000원 (10%1,000)
  • 2026-08-24
  • : 3,120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조정래 장편소설 《서리꽃 2》 서평 I 사랑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깊어지는 것이다​

조정래 작가의 [서리꽃 1]이 사랑의 시작과 그 사랑을 둘러싼 현실의 무게를 보여준 작품이었다면 [서리꽃 2]는 그 사랑이 어디까지 사람을 변화 시키고, 또 얼마나 깊은 슬픔과 아름다움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되며 1권에서 이재이와 윤소인의 만남과 재회가 중심이었다면, 2권에서는 두 사람이 만들어온 사랑이 단순한 감정의 교류를 넘어 서로의 삶을 끝까지 끌어안는 마음으로 넓어진다.

우리는 흔히 사랑을 설렘이나 행복, 함께 웃는 시간으로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서리꽃 2에서 사랑은 그보다 훨씬 더 무겁고 깊다. 사랑하는 사람의 기쁨만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불안, 두려움까지 함께 감당하려는 마음이야말로 진짜 사랑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는 것 같다. 2권은 장흥 가지산 보림사, 시인의 숲 산책길, 완쾌의 기도, 파리의 꽃들, 반 고흐의 자취 그리고 마지막 영원히 이어진다.

제목만 따라가 보아도 두 사람의 사랑이 현실의 고통에서 출발해 기도와 예술, 삶과 죽음, 영원이라는 질문으로 점점 넓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윤소인은 여전히 힘겨운 현실과 싸우고 있고, 이재이는 그런 윤소인을 바라보며 자신의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책임과 연대의 마음임을 보여준다. 여기서 이재이의 사랑은 소유하려는 사랑이 아니다.



상대를 통해 자신의 행복만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무너지지 않도록 곁을 지키고, 힘겨운 순간을 함께 건너가려는 사랑이다. 조정래 작가 꿈은 그림 그리기였으나 돈이 많이 들어가는 직업이기에 일찍 글을 쓰는 작가로 바꿈 했다. 그림을 좋아하다 보니 반 고흐의 펜이 된 것 같다. 반 고흐의 흔적을 따라가는 여정은 단순한 여행 장면으로만 보이지 않고 대학 시절 시와 그림을 통해 인연을 맺었던 두 사람이 예술을 통해 다시 자신들의 사랑을 되돌아보는 과정처럼 간다.

윤소인의 그림과 이재이의 시, 그리고 반 고흐라는 예술가가 하나의 줄기로 이어지면서 사랑은 더욱 섬세하고 운명적인 감정으로 다가온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반 고흐의 그림들을 직접 취재하고 취재 수첩에 그려 넣을 정도로 작품에 공을 들인 모습도 보인다. 자신도 역경 속에서 집필을 이어갔으며, 겨울 추위 속에 피는 서리꽃을 작품의 제목으로 정했다고 하며 무엇보다 서리꽃 2에서 작가가 추구한 것은 슬픈 사랑 이야기 자체 만은 아닌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답은 작가가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한다.

그 슬픔의 근원을 인간이 가진 삶의 유한함에서 찾아보게 되며 사람은 아무리 간절하게 사랑해도 시간의 흐름을 멈출 수 없다. 상대의 아픔을 대신 가져갈 수도 없고 운명을 마음대로 바꿀 수도 없다. 사랑하는 사람이 아프다고 해서 내가 대신 아파줄 수 없다는 사실은 얼마나 안타까운가. 그러나 인간은 그런 한계를 알면서도 사랑한다. 그 점 때문에 사랑은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것인지 모른다.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로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것도 어렵지 않다. 관계의 시작은 빨라졌지만 한 사람을 오래 이해하고 그의 아픔까지 함께 감당하는 관계는 오히려 귀해지고 있다. 출판사 소개에서도 서리꽃을 인공지능과 스마트폰이 일상을 장악한 시대에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사랑을 나누는 의미를 되묻는 작품으로 설명한다.

상대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 때 함께 울어줄 수 있으며, 자신의 욕망보다 상대의 삶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이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어쩌면 무관심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누군가 아파하는데 외면하지 않는 것, 그의 고통이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선을 긋지 않는 것에서 인간 다운 사랑은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서리꽃은 차가운 겨울밤에 피어나지만 햇살이 비치면 오래 머물지 못한다. 그러나 짧은 순간에도 눈부신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재이와 윤소인의 사랑도 그렇다. 따뜻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만들어진 사랑이 아니라 시련과 고통 속에서 더욱 선명해지는 사랑이다. 사랑이 영원히 계속되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언젠가 끝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지금 함께하는 순간이 더욱 간절하고 소중해지는 것이다.

사람은 언젠가 떠나고 함께했던 시간도 지나간다. 하지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사실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 받은 사람의 기억 속에 남고, 함께했던 사람들의 삶 속에 흔적을 남긴다. 그래서 영원한 사랑이라는 말도 반드시 두 사람이 영원히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의미 만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1권에서 던졌던 질문에 2권은 조금 더 깊은 질문을 보탠다.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함께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절망하고 아파할 때도 끝까지 옆에 있을 수 있는가.

서리꽃을 읽으며 조정래 작가가 우리에게 묻고 싶었던 것이 바로 이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사랑은 함께 웃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지만, 서로의 아픔까지 품고 함께 울어줄 때 비로소 깊어지는 것이라고.

그리고 삶은 유한해도 진심으로 사랑했던 시간과 그 사랑이 남긴 흔적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한동안 서리꽃 이라는 세 글자가 마음속에 남아 있다. 차가운 겨울에 피어나기에 더욱 아름다운 꽃처럼, 고통 속에서 끝까지 놓지 않았던 사랑이었기에 더 오래 기억되는 것이 아닐까. 감사합니다.(제네시스 드림)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