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 받아 작성한 개인적인 리뷰입니다.*
이토록 사적인 경제학
저자는 외환보유액을 운영하는 외자 운영원에서 20년 근무를 하였고 김영삼 정부 시절 외환보유액 바닥이 드러나 국가 최고의 수치인 IMF 자금 지원을 받았다. 이후 국내의 많은 기업이 망하고 알짜 기업은 외국인의 손에 넘어갔다. 한 국가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은 아무나 뽑으면 안 된다. 지도자를 잘못 뽑아 엉망이 된 국가가 얼마나 많은가. 선거를 신중하게 생각하고 아무 생각 없이 투표를 하면 안 된다.
경제학은 우리 곁에서 언제나 멀리 있으며 뉴스 속 그래프와 금리, 환율, 성장률 같은 숫자들은 분명 삶을 설명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그 숫자들 사이에서 빠져 있다. 통계는 넘쳐 나는데 체감은 따라오지 못하고 이론은 정교한데 현실은 늘 삐걱거린다. 이토록 사적인 경제학은 바로 그 틈새에서 출발하는 책으로 거대한 시장의 움직임을 말하면서도 시선은 끝내 개인에게 머물고 있다.

경제를 이해하는 일이 곧 나를 이해하는 일이라는 전제를 깔고 소비와 저축, 투자와 노동, 선택과 후회를 하나의 서사로 엮어 내며 경제를 설명하는 대신 경제 속에 사는 한 사람의 감정과 결정을 비춘다. 통장 잔고를 떠올리고, 최근의 소비를 복기 하고, 괜히 미뤄둔 결정을 다시 꺼내 보며 경제학이 이토록 내밀 하게 다가온 적이 있었나 싶다.
돈은 숫자이지만, 그 숫자를 둘러싼 선택은 언제나 인간적이다. 우리는 합리적이라고 믿지만 사실은 불안과 기대, 비교와 욕망 속에서 움직이고 있고 물가 상승을 설명할 때 단순히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반복하지 않는다. 장바구니 앞에서 망설이는 마음, 할인 문구에 흔들리는 시선, 남들과 비교하며 생기는 상대적 박탈감을 함께 꺼내 놓는다. 경제는 그래프가 아니라 감정의 곡선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합리성의 신화를 벗기고 나면, 비로소 나의 선택이 보인다. 왜 그때 그 주식을 샀는지, 왜 그 보험에 가입했는지, 왜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결제했는지 이해가 된다. 경제학은 계산의 학문이지만 동시에 자기 고백의 학문이라는 메시지가 다가온다. 경제적 성공을 단순한 부의 축적으로 정의하지 않고 많이 버는 삶이 아니라 잘 쓰는 삶, 남들보다 앞서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납득하는 삶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성과의 기준이 바뀌며 연봉의 숫자 대신 시간의 밀도, 자산의 규모 대신 선택의 자유를 묻는다. 이런 질문은 익숙하면서도 불편하다. 우리는 늘 비교 속에서 스스로를 평가해 왔기 때문이다. 비교의 프레임을 벗어나야 진짜 경제적 자립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나의 소비가 나의 가치와 연결되어 있는지, 나의 노동이 나의 삶을 잠식하고 있지는 않은지 묻고 이 과정에서 경제학은 삶의 철학과 맞닿는다.
전문 용어를 과시하지 않고 복잡한 수식을 앞세우지 않는 대신 사례와 이야기로 설명하고 주변에서 쉽게 만날 법한 사람들의 선택과 그 결과를 통해 구조를 드러낸다. 경제를 몰라서 아니라, 나를 제대로 보지 못해서 헤맸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당신은 왜 일하는가, 무엇을 위해 저축하는가, 소비는 당신을 자유롭게 하는가 아니면 묶어 두는가. 이 질문들은 읽는 순간 끝나지 않고 일상 속에서 계속 따라다닌다. 결제를 누르기 전,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 통장 잔액을 확인할 때마다 떠오른다. 경제학이 교실을 벗어나 거실과 지갑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토록 사적인 경제학은 결국 거대한 담론을 개인의 서사로 환원하고 있으며 경제 성장률이 몇 퍼센트이든,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그 변화는 결국 한 사람의 삶에 스며든다. 그러니 경제를 이해한다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는 동시에 나를 이해하는 일이다. 세상이 단번에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나의 선택은 달라질 수 있겠다는 확신 때문이다.
경제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해석의 대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숫자에 휘둘리는 대신 숫자를 읽는 사람으로 서고 싶어진다. 시작은 거창한 투자 전략이 아니라 나의 하루를 돌아보는 일이라는 깨달음에 이른다. 더 이상 경제는 멀리 있지 않다. 그것은 오늘의 소비와 내일의 계획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의 선택 속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감사합니다. (제네시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