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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ndall Phenomenon
  • 크로스보더 Cross Border 국제인수합병
  • CCTV(국제인수합병) 프로그램 팀
  • 15,300원 (10%850)
  • 2013-10-10
  • : 32

 

 

 기업시장에서 '인수합병'이 97~98 외환위기 이후 경제에 있어서 커다란 이슈로 떠오르던 것이 기억난다. 《법률사무소 김앤장》이나 《한국 대표 로펌 김앤장 이야기》을 읽어보면, 매우 흥미로운 이와 관련하여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 소개되고 있다. 80년대부터 꾸준히 기업관련사무와 관련하여 자문 및 송무 인력을 충원하고 있던 '김앤장'이라는 로펌이, 외환위기 이후로 로펌업계에 독보적인 자리를 굳히게 된 것이 그것이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외국 기업 및 헤지 펀드가 국내 기업을 사들이거나 인수합병하는 일이 잦았던 것과 김앤장에 이와 관련해서 그나마 전문가라 할 만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후발주자들은 김앤장을 좇아 분주히 따라가려했으나, 김앤장을 따라잡기 어려웠다. 김앤장은 어느새 사법, 행정, 경제, 세무 관련 전관들이나 거물들을 대거 영입하면서 몸집을 많이 불린 데다, 클라이언트에게 신뢰감을 주며 하나의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매김했기 때문이었다.

 변호사업계에서 자잘한 사건은 소위 "돈이 되지 않는다"라고 인식하기 쉽다. 기업 관련 사건 정도 되고, 기업이 주고객이 되어줄 때야 제대로 "돈줄을 잡았다"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변호사만이 M&A에 관심이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 외에 다른 분야의 많은 전문가들이 M&A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아니,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이는 초미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이다. M&A라는 것이 본디 금융·경제·회계 및 세무·법률·행정 등 다방면에 걸쳐 굉장히 복잡다기한 과제와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업인수합병, 그 중에서도 글로벌 M&A를 조명하고 있다. 그것도 중국의 관점에서. 본디 M&A라는 것은 미국에서 발달하였으나, 앞으로는 떠오르는 경제대국인 중국에서 활발하게 이뤄질 것을 추측해볼 수 있다. - 조금더 확대한다면 미국에서는 방어적 또는 수동적 성격의 M&A가, 중국에서는 공격적 또는 능동적 성격의 M&A가 활발해질 것 같다. 그런 면에서 CCTV가 이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이렇게 말을 했어도, 국제 인수합병은 그리 매력적인 방법은 아니다. 아래와 같은 내용을 보자.

 

 "하버드대의 타룬 칸나 교수는 오랫동안 국제 합병을 연구했다. 한 건 한 건의 사례마다 합병 위협이 없는 사례는 어디에도 없었다. 합병 성공 비율은 일반적으로 별로 높지 않다. 그리고 국제 합병은 더욱 낮다. 그 이유는 가령 당신이 최대한 투명하게 경영을 한다 해도, 그 안에는 문화, 언어의 장벽, 회사 전통 등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래서 국제합병 중 큰 어려움이 생기는 것이다."(p.88) "독일의 다임러-벤츠사가 미국 크라이슬러를 인수했고, 타이완의 밍치사가 독일 Siemens사의 휴대폰 사업을 인수했으며, 독일의 BMW사가 영국 Rover사를 인수했다. 초기에는 강자간의 협력으로 비춰졌으나 후에는 큰 손실을 가져온 큰 참패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p.88) "소니회사가 콜롬비아 영화회사를 합병한 후, 부적절한 직원임용과 관리 통제력을 잃어서, 소니는 27억 달러의 손실액이 발생했고, 일본기업의 적자 역사에 기록을 남겼다."(p.225)

 

 뿐만 아니다. 국제 인수합병은 여러가지 장애물을 넘어야한다. 이 말은, 인수합병기업측이 단순히 경쟁자를 물리쳤다고 안심할 게 아니라는 말이다. 피인수합병기업이 속한 국가의 매체, 여론, 정치시스템(또는 정책)과 정치권력을 차례로 넘어가야 한다. 이들을 우호적으로 돌리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며 그에 들어가는 비용(예컨대, 홍보나 로비에 들어가는 비용 등)도 만만치 않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각국의 문화의 차이를 이야기해볼 수 있겠다. "기업 합병의 안 좋은 결과는 유명한 '칠칠법칙'으로 밝혀진다. 70%의 합병은 기대했던 상업가치를 실현하지 못하고, 그 중 70%는 합병 후 문화융합에서 실패한다."(p.108)

 다음으로, 인재의 문제가 버티고 있다. "…주요 인물들은 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한 회사의 발전과 성패를 결정짓는다. … 하버드 대학교에서는 한 가지 보고를 발표했다. '국제 합병을 하고 5년 후 58%의 고위 관리자들이 회사를 떠난다. 미국 미시간 대학교는 한가지 연구보도를 내놓았다 : 합병 후 인재유실 비율은 평소보다 12배 가량 증가한다. 어떻게 선택하고, 육성하고, 핵심인재를 남게 하는지는 기업 합병 후 직면하는 또 다른 한 가지 난제가 되었다." (p.140) "어떤 사람은 '사람은 많은 이해를 필요로 하고, 또 정말 어렵게 이해한다.'고 말했다. 확실히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개체이고, 인사문제는 가장 복잡하고 미묘한 일이다. 국제의 속성은 합병 후의 인력자원의 통합을 더욱 복잡하고 어렵게 한다."(p.160)

 뿐만 아니다. "기업을 사는 것은 겨우 머나먼 여정의 첫걸음일 뿐이다. 합병이 끝난 후, 기업도 PE(Private Equity, 중국에서 PE는 주로 일종의 투자를 가리킨다(p.174))도 다음차례로 해결해야 할 것은 완전히 다른 두 기업을 어떻게 1+1>2를 할 것인가다."(p.193)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점점 많은 글로벌 기업은 합병에 의지해서 발전의 길에 있는 장애물을 하나하나 건너며, 세계화 시대의 경제지구 위를 날아다닌다. 그렇지만 주의해야 할 점은 세계화와 국제합병의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고, 향기 나는 꽃도 있지만 독초도 있다. 그리고 그것들은 희생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나아가는 사람들을 계속 기다리고 있다." (p.236)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이들을 위한 참고서다. 책의 후기를 보자면, 이 책의 모태가 된 다큐멘터리의 제작은 거의 0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주제를 잡고 참고문헌을 훑어보아도 자료를 모으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론과 학술의 뒷받침을 위해 중국내외의 석학들이나 관련 직종의 인사들을 접촉, 좌담회를 가진 뒤 이를 기록하며 조금씩 "프로그램의 기초와 프레임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국제 인수합병과 관련한 각종 사례와 심층분석이 풍부히 담겨져 있어 재미있었다. 허나 주로 미국이나 서유럽국가 일부, 일본과 중국의 사례였던 점, 그 중에서도 미국과 중국에 대해서 공략일기처럼 세세하게 파고든다는 점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한편, 위에서 언급한 후기의 내용과도 관련이 있는 바이지만, 제로에서 시작하다시피 한데다 사례들을 기초로 뼈대를 세웠기 때문인지 책 전반에 걸쳐 체계상의 흐름이 명쾌하지 못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는 사례가 더욱 늘어나고, 관련 연구가 여러방면에서 진행되어 쌓이면서, 참고자료가 더 많아질 가까운 미래에 개정판으로 보완할 수 있으리라 본다. 

 

 

 

 

 

 

 

 

  # 이 서평은 네이버 북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로 쓸 수 있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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