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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학교 공부나 자격증이 아닌 책은 거의 읽은 적이 없는데 이 소설은 빨리 읽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사실 나한테 읽기 어려웠다. 특히 주인공이 제철단지였다는 부림지구의 지나온 길을 말해주는 부분이 좀 어려웠다. 그래도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 많았다. 특히나 지진이나 홍수 같은 자연재해가 생겼을 때 여성들이 겪을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상상을 할 수 있었는데 여성들이 생리대를 어떻게 구해서 쓰는지 말한 부분이 재미있었다. 나도 어릴때 생리대가 몸에 좋지 않다고 해서 잠깐 천생리대를 쓴 때가 있었지만 여기서도 비슷하다. 사람들이 벙커에서 지내면서 뭘 먹는지도 궁금했는데 벌레를 먹는다. 또 개나 고양이를 구하러 다닌다. 만약 재해가 진짜 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도 마트에 가보면 화장지나 라면을 많이 사가는 사람들을 본다. 넷프릭스 시리즈 <킹덤>에서도 사람들이 배가 고파 인육을 먹는다. 재해가 나면 어떻게 되는지 상상해볼수 있다. 또 여기 나오는 사람들이 개에게도 마스크를 해주는 부분이 슬프고 또 고마웠다. 사실 나는 이런 상태가 되면 우리집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제일 많이 걱정할 것 같다. 나는 지진은 아직 당해보지 않았지만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정말 사는 게 무섭고 보통일이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된다. 벙커에서 사는 사람들과 아무데도 못가고 격리된 상태로 집에 있는 나와 뭐가 다를까. 게다가 나는 늘 혼자서 있다. 그리고 대피소에서 사람들한테 재해민에게 주는 '존엄유지키트'가 나오는데 정말 나도 그런 걸 받고 싶어졌다. 지금은 우리 나라 정부가 모든 상황을 잘 하고 있어서 덜 불안하지만 정말 이런 일이 난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그래도 불안함을 잊어버리기 위해 노력해야지. 작가님의 상상력이 후덜덜이다. 친구들과도 같이 얘기해볼 소설이다.
나는 벙커에서 살고 있다. 벙커는 부림지구 동쪽 외곽 숲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