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아는 이름들이 있네!
영화 이야기인가? 영화 평론은 좀 어렵던데... 하며 읽어본 책이다.
다행히도 이 책은 에. 세. 이.
나는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지만 영화를 좋아한다. 그래서 '방구석 1열'도 좀 챙겨 보는 편이었다.
아는 것은 없지만 그래서 영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재미있고 만족스러웠었다.
이 책은 영화잡지 기자, '방구석 1열' PD, 음악평론가... 영화를 만들지 않는 영화인 5명의 이야기다.
'라떼'는 말이야.... 하며 풀어놓는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썰들이 재미있었다.
근래에 읽은 책들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다들 어찌나 글을 재미나게 쓰셨는지! 물론 아는 영화가 많지 않아서 전부 쏙쏙 흡수하며 읽은 것은 아니지만 대충 느낌 아니까~~~
5명의 저자 중에서 가장 눈을 끄는 글은 '늙은 힙스터' 김도훈 기자님의 글이었다. 김도훈 기자의 짧은 문장으로 치고 나가는 글이 좋다고 배순탁 음악평론가님도 인정했다.
그리고 '방구석 1열' 애청자로서 김미연 PD님의 이야기들도 좋았다. '더 보여주고 싶은 흥미진진한 영화 이야기'라는 콘셉트의 이 프로그램은 영화와 인생이 담긴 이야기를 인문학으로 풀어낸다. 재미있고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12회만 편성되었었는데 200회 가까이 방영한 장수 프로그램이 된 걸 보면 나만 좋게 생각한 것은 아닌가 보다.
영화를 만들지는 않지만 영화로 먹고사는 이들의 얘기를 읽어보니 그 바닥을 살짝 알게 되었다. 영화인들 중에서는 약간 아웃사이더 같은 느낌이었다.
일찌감치 감독과 배우를 인터뷰하며 그 영화를 '팔로우'하고, 개봉 이후 내가 사랑하는 영화에 대해 아무리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도, 결국 우리는 영화 바깥에서 살아가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에 씁쓸함을 곱씹(p.262)게 된다고 한다.
기자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마감'에 대한 이야기들도 재미있고, 글쓰기 팁들도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김도훈기자님이 말씀하시길,
"기대해 본다" 혹은 "기대해도 좋다" 이따위 마지막 문장으로 끝나는 글은 좋은 글일 수가 없다.
라고 하며 '기대해 본다'라고 그 글을 끝맺는 유머가 귀엽다.
'라떼'는 말이야~하며 하는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들리니 나도 어지간히 나이를 먹기는 먹은 모양이다.
영화를 좋아하거나, 글을 쓰신 저자분들 중에 관심이 있었던 분이 있다면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재미있다!
영화는 나에게 취미였던 적이 없었다. 영화는 선생이었다. 친구였다. 연인이었다. 무엇보다도, 영화는 인생이었다.
('xx, 운명이었다', 김도훈, 37쪽)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