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장편소설을 더 쓰고 싶은데, 단편소설을 쓰는 것은 며칠 혹은 한두 주에 완성하는 일종의 일로서, 스토리와 언어를 완전히 자신이 통제하므로 어떤 의외의 것도 출현할 수 없어서이다. 장편소설을 쓰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일 년 혹은 심지어 몇 년에 걸쳐서도 완성하지 못할 수도 있고, 창작하는 도중 작중인물의 생활이나 감정의 변화에 따라 작가 자신의 감정과 생활도 변할 수 있다. 그래서 창작 과정에서 원래의 구상은 갑자기 버려지기도하고 다른 새로운 구상이 출현하기도 한다. 장편소설을 쓰는 일은 마치 생활처럼 뜻하지 않은 것과 정해지지 않은 것들로 가득하다. 나는 생활이 좋지, 일이 좋지는 않다. 그래서 장편소설 쓰는 것을 더 좋아한다.- P60
나는 제재가 다르면 표현방식도 달라야 한다고 굳게 믿는 까닭에 내 서사 스타일은 늘 변화할 수밖에 없다.- P61
여기서 독서를 할 때 중요한 문제가 부상하는데,
작가에 대한 선입견을 토대로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은 잘못이며, 위대한 독서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난 상태에서 읽는 것이란 점이다. 그것은 텅빈 마음을 품고 읽는 것으로, 독서 과정에서 마음은 빠르게 풍성해진다. 왜냐하면 문학은 언제나 미완성이고 부조리 서사의 특징도 미완성이기 때문이다. - P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