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의 밤 - 안나 볼츠 / 나현진 옮김 / 문학과지성사
#서평단
실제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소설이고 표지의 소녀가 너무 슬퍼보여서 무거운 내용일거라고 생각하고 책을 펼쳤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어두운 터널 속에서도 밝은 빛을 보고 있는 소녀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 ‘터널의 밤’은 공습경보와 폭탄을 피해 터널에서 밤을 지샌 날들을 의미하는 제목이다. 청소년 소설인 이 책에는 4명의 청소년이 나온다. 그 중 화자로 나오는 ‘엘라’는 소아마비를 앓은 적이 있어서 다리가 불편하고 치료과정에서 얻은 트라우마가 있다.
전쟁이 일어나도 사람들의 삶은 계속 이어지는 것 처럼 밤에는 사람들이 지하철이나 대피소로 대피해서 모두가 두려운 밤을 보내고 아침에 해가 뜨면 다시 지상으로 나와 밤사이 일어난 것들을 복구하고 일을 하고… 오늘은 살아남았다는 안도를 하기도 하고
그런 혼란하고 두려운 상황에서도 언제 전쟁이 끝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속에서도 삶은 계속 이어지고 아이들은 자란다
엘라와 제이, 크윈은 전쟁 중에도 우정과 사랑을 나누고 배우고 예기치 못한 상황을 함께 극복 한다. 외적인 것 말고도 내적으로도 성장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전쟁소설인데 아이들의 성장소설이기도 하고 이걸 풀어가는 과정도 너무 좋았다
폭탄이 사람을 가리지 않듯 이 책에서도 누군가의 죽음이 찾아오는데 그 슬픔을 극복해내는 과정까지도 너무너무 좋았다.
207p. 이 전쟁을 일으킨 건 우리가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에게는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티끌만큼 작은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다.
전쟁을 비롯해 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청소년의 선택으로 일어난 것들은 아니다. 무력감과 절망 그 에서도 나는 결정할 수 있다고, 우리는 결정할 수 있다고 얘기하는 부분이 너무 좋았다.
217p. 나는 계속 살고 싶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알고 싶다. 그다음에는 무슨 일이 있을지, 내일은 어떨지 궁금하다.
자고 일어나면 누군가의 집이 부셔져 있고 누군가의 죽음을 알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인데 아직도 전쟁을 겪고 있는 다른 나라의 누군가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299p. 산 사람이 죽은 이에 대해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게 몇 명이든, 앞으로 얼마나 더 걸리든, 우리가 피곤하든 말든 상관없이.
사람이 삶에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면, 그 삶에는 정말 아무런 가치가 없는 법이다.
“잊히지 않도록.”
이 부분이 가장 좋았는데.. 누군가를 잃은 그 슬픔을 기억하고 그 사람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 기억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 그것이야 말로 삶에 가치를 주는 것 아닌가.
그리고 그 모든게 결국은 사랑이 아닌가.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좋았는데 엘라와 제이가 본인들의 새장을 깨고 나와 꿈을 향해 가는 엔딩까지 그냥 이 책의 모든 것이 너무 좋았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과 희망을 얘기할 수 있고 그걸 청소년 주인공의 모습으로 볼 수 있는 그렇지만 어른들에게도 너무너무 추천하고 싶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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