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자유 -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서평단
이 책의 저자는 독일의 철학자이다. 책 제목인 모두를 위한 자유는 기술이 발전함으로 인해 언젠가 인류는 노동으로 부터 해방될 것이라는 얘기이기도 하고 그렇게 된다면 과연 ‘노동’ 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일단 책이 500p가 넘고 꽤 두꺼운 편이지만 앞에서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해도 걱정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앞에서 조금 이해가 안됐어도 뒤에서 반복해서 설명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냥 따라서 쭉쭉 읽다 보면 저절로 이 책과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머릿 속에서 퍼즐 맞춰지듯이 정리가 되기 때문이다.
여태껏 인류의 삶에서 노동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노동이라는 의미는 또 어떻게 변했는지 부터 짚어보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을 위해서 일 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노동시간이 점점 단축되고 여가시간이 늘어나는 사회를 꿈꾸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높아진 생산력으로 벌어들이는 막대한 돈을 기본소득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노동시간이 줄어들지만 사람들의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소득이 생긴다면?
누군가는 꿈과 같은 이야기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태 사회적으로 의미를 지닌 변화의 순간에서 반대에 부딪히지 않았던 일들은 없기 때문에 (ex. 여성의 참정권, 아동노동의 폐지 등등) 과연 이게 허무맹랑한 소리일까? 지금 당장은 어려워도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지금의 자본주의는 지속이 불가능하다고 다들 보고 있기 때문에. 하지만 자본주의가 아니라면 그 다음의 대안이 있어? 라고 생각했을 때 우리 모두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데 어쩌면 이 책이 건네는 얘기가 그 대안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발전과 성장을 위해 파괴되는 자원은 무한하지 않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 안에서 우리는 서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 세계 상위 10%가 전 세계 자산의 85%를 소유하고 있고 그 중 상위 1%가 소유한 자산이 45%가 넘는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건 분명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책이 계속해서 떠올랐는데 상위 1%에 속하는 부자들의 자산이 어떤 나라의 1년 예산보다 훨씬 많은 상황에서 이 책에서 나오는 얘기가 비단 한 나라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전 지구에 살고 있는 엄청나나 빈부격차를 해결하는데에도 실마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우리는 이미 차고 넘치게 무언가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다 소비하지 못해 폐기하는데 돈을 쏟아 붓고 있지만 주로 자원을 착취당하는 쪽의 나라에서는 여전히 굶어죽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가 누군가를 착취해서 이 삶과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거라면 반대로 부와 자원의 재분배를 통해 이를 해결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기계세, 수익 창출세, 인공지능세, 부유세, 금융 거래세 등의 다양한 방법도 제시했는데 사실 도입과 실현이 쉬울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현실에서 누군가가 굶어죽어 가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평생을 써도 다 못 쓸 만큼의 자산을 가지고 심지어 한 나라의 예산보다 많은 자산을 가지고도 부의 재분배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 현실이 너무 이상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 되었던 것 같다.
기본소득이 도입된 다고 해서 모든 것이 희망찬 미래일리 없고 당연히 부작용도 생기겠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로 기본권으로 기본소득을 보장한다는 것은 모두가 생각해보고 얘기해볼 만한 주제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철학적으로도 생각해 볼 지점이 많은 책이여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