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 제목만 봤을 때는 약간 철학적인 얘기를 다루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다행히도 작가가 방문한
국내 미술관 여행기를 담은 책이었다. 알고 보니 작가는 예전에 읽었던 '다락방 미술관'으로 만난 적이 있었는데 간호사 출신으로 미술 관련 책을 계속 내놓고 있는 게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부러웠다.
사실 미술관을 다루는 책들은 주로 서양의 유명 미술관을 다루는 경우가 많고 국내 미술관을 다루는
책들은 거의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드문 것 같다. 이 책은 오로지 국내 미술관들만 다루고 작가가
직접 방문한 경험담을 들려주고 있어 과연 어떤 미술관들을 소개할지 궁금했다. 총 20곳의 미술관을
다루는데 첫 주자는 좀 생소한 부소갤러리였다. 부소산성에 있는 곳인데 작가가 부친과 함께 여행한
얘기를 들려준다. 첫 번째 미술관을 다녀오니 이 책의 기본 구성이 어떤지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미술관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려주는 것보다는 미술관에 얽힌 저자의 추억을 들려주는 데 좀
더 비중을 두는 책이었다. 춘천에 있는 이상원미술관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지방에
있는 미술관들은 역시 인근의 자연 풍경과 잘 어우러지는 느낌이었다. 양구의 박수근미술관이나
양평의 구하우스미술관들은 가보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은 매력적인 곳들
이었다. 석파정 서울미술관은 내가 가본 곳이라 반가웠는데 작년에 천경자 작가 작고 10주기 전시를
통해 방문했었다. 이 책에선 2024년에 있었던 소장품전 관람기를 소개하면서 김정희, 신사임당,
이중섭에 얽힌 얘기들 들려준다. 제주현대미술관은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소개하는 전시가 세종
문화회관에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아트 갤러리 특별전이어서 그때의 관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 외에도 비교적 최근에 열렸던 대형 전시들을 다루는 내용들이 많았는데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렸던 반 고흐전이나 카라바조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던 '비엔나 분리파 전시',
호암미술관의 '겸재 정선전' 등 내가 직접 관람했던 전시의 주요 작품들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어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몬테박물관, 알천미술관 등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미술관들이
적지 않아 나중에 꼭 방문해보고 싶었다. 다만 미술관 자체에 대해 상세한 정보제공보다는 작가
개인의 방문기로서 에세이 성격의 글들이 대부분이어서 해당 미술관의 소장품이나 상설 전시 등에
관심이 있는 경우에는 좀 아쉬운 점이 없진 않았다. 그러나 제대로 소개되고 있지 않은 국내 미술관
관련한 작가의 직접 체험담이 담겨 있어 해당 미술관의 매력을 미리 맛보기에는 충분했고 국내에도
가볼만한 미술관이 곳곳에 있음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