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 아닌 경우가 무서운 일입니다
조혜진 2026/08/1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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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쿠바산장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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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 - 2020-04-27
: 3,097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세상을 떠난 오빠에게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마리아 님은 집에 언제 돌아왔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마지막 엽서를 남긴 채 벌어진 오빠의 비극. 동생 나오코는 이 사건에 무언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음을 직감하고, 단짝 마코토와 함께 그가 생을 마감한 하쿠바 산장으로 향한다. 겨울 내내 눈이 쌓여있다는 차가운 그곳으로.
이 산장, 어딘가 기묘하다. 매년 이곳을 찾는 투숙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꼭 자신들이 묵었던 방만 고집한다. 게다가 방마다 걸려 있는 영국 전래동요 '마더구스'의 노랫말. 2년 전 일어났던 의문의 사망 사고에 이어, 올해 또다시 희생자가 발생했다. 대체 이 산장에 무엇이 숨겨져 있길래 3년 연속 비극이 반복되는 걸까? 과연 우연일까, 아니면 치밀하게 설계된 범행일까?
마더구스의 노랫말 속에 숨겨진 암호와 정교한 밀실 트릭! 평소 암호 풀이 같은 것에 꽤나 취약한 편인데도, '도대체 이 동요에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호기심이 발동해 두 사람의 추적에 푹 빠져들었다. 흥얼흥얼 노래를 따라 부르며 읽다가 '아차차! 지금 이렇게 즐거워할 때가 아니지!' 하며 다시 자세를 고쳐잡게 만든 몰입감 100%의 소설. 방심하다간 반전에 큰코다친다. (그 누구도 믿지 말 것!)
놀라운 건 이 작품이 1986년에 발표되었다는 사실이다. 거의 40년 전 글임에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초기 학원물에서 본격적인 추리소설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작품이자, '지금의 히가시노 게이고'를 있게 한 신호탄 같은 책이다. 시점이 전혀 다른 두 개의 사건을 교차해서 다루는 방식도 무척 신선했다. 비록 그 끝엔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 낳은 참혹한 진실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사실 난 일본 소설을 그리 즐겨 읽는 편이 아니었는데, 그 장벽을 허물어 준 작가가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였다. 그의 초기작부터 다수의 시리즈물까지 섭렵하며 추리 소설의 짜릿함을 알게 되었는데. 거장이 떠난 지금, 더 이상 그의 신작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고 안타깝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가 남겨둔 보석 같은 작품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앞으로 그 작품들을 하나씩 꺼내어 읽으며 나만의 방식으로 그를 추억해보려 한다. ≪하쿠바산장의 살인사건≫이 그 의미 있는 여정의 완벽한 마중물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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