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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님의 서재
  • 청춘의 독서 (특별증보판)
  • 유시민
  • 17,010원 (10%940)
  • 2025-04-30
  • : 160,959
『청춘의 독서』 유시민⎥웅진지식하우스

이 글은 어쩔 수 없이 ‘책을 이야기하는 책’을 이야기하는 글이다. 이 책은 유시민이 청춘 시절에 읽었던 책들을 30년이 지난 후 다시 읽고 쓴 글들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이런 책들을 읽고 생각했다는 사실도 물론 놀라웠지만, 나는 30년이 지나 다시 읽고 새롭게 느꼈을 그의 내면의 변화에 주목했다.

“그런데도 이토록 다르게 읽히다니 (p.139)”

우리도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 읽을 때, 처음 보는 듯한 문장들을 마주할 때가 많지 않은가. 전에 밑줄 긋고 별 표시를 했던 부분은 대체 왜 그렇게 좋았었는지 모르겠고, 인생 경험과 세상에 대한 지식이 쌓이고 나서야 그게 이런 뜻이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문장들도 있다. 유시민 작가는 초판 서문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것은 문명의 역사에 이정표를 세웠던 위대한 책들에 대한 이야기이며, 위대한 책을 남긴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그 책들에 기대어 나름의 행로를 걸었던 나 자신과 그 과정에서 내가 본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내 삶에 길고 뚜렷한 흔적을 남겼던 이 책들은 30년 세월이 지난 지금 그때 내가 들었던 것과는 무척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어떤 독자도 같은 책을 두 번 읽을 수 없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p.9)

이 말에 나는 백 번 동의한다. 같은 책이지만 독자의 시선이 달라지면 그것은 완벽히 다른 책으로 읽힌다. 나는 고전의 경우 10년마다 한 번씩 다시 읽어도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이런 이유에서 10년 혹은 수십 년 동안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종종 내가 바뀌고, 때로는 세상이 바뀌기도 한다. 10년마다 작가들과 토론 하는 기분으로 책을 다시 읽는다. 그러면 그 책은 저자가 말했듯 “읽는 사람의 소망과 수준에 맞게 말을 걸어”(p.349)줄 것이다. 나에겐 어떤 책이 그러했는지 가만히 목록을 작성해 본다.

책을 이야기하는 책을 읽을 때면,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문을 읽어보고 싶어지는 지점이 있다. 소개하는 책 자체가 월등히 좋아서일 수도 있지만, 저자의 설명이 너무도 맛깔나고 책의 논점을 정확히 짚어주는 경우여서 그렇기도 하다. 이렇게 해서 책을 사게 만드는 책이라면 내 기준에는 인상 깊은 책이 된다. 『청춘의 독서』에는 내가 읽어본 책들도 있고, 읽어보지 못한 책들도 다수 등장한다. 유시민 작가의 글을 읽고 나서 새로 구매하게 된 책들이 있다. 또 책탑이 쌓인다.

📖 ‘만약 개인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어떤 사회적 악덕이 존재한다면, 그러한 사회악은 도대체 왜 생겨났는가? 사회악을 완화하거나 종식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죄와 벌』은 내가 이 의문을 풀기 위해 떠난 독서와 사색, 행동과 성찰, 지금도 끝나지 않았으며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는 기나긴 여정의 출발점이었다. (p.22)

📖 지식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리영희 선생은 말한다. 진실, 진리, 끝없는 성찰, 그리고 인식과 삶을 일치시키려는 신념과 지조, 진리를 위해 고난을 감수하는 용기. 지식인은 이런 것들과 더불어 산다. 선생의 글을 다시 읽으니 선생이 내게 묻는다.
너는 지식인이냐, 너는 무엇으로 사느냐. 너는 권력과 자본의 유혹 앞에서 얼마나 떳떳한 사람이었느냐. (p.51)

📖 푸시킨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썼든, 누군가의 시가 다른 시대 다른 민족에게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p.99)

📖 처음 맹자를 읽었을 때도 이 말들은 거기 있었다. 나는 분명 그것을 읽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저 ’공자님 말씀, 맹자님 말씀‘이었을 뿐이다. (...)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 자유론을 다르게 평가하게 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인간과 사회와 역사에 대한 내 생각이 적지 않게 달라졌다. 한국 사회도 대통령이 만사를 결정하고 명령하는 수직적 ‘병영 사회’에서 만인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수평적 ‘광장 사회’로 진화했다. 세계 질서와 인류 문명도 바뀌었다.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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