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 그의 신작이 기다려집니다.
한 해라도 빼먹으면 뭔가 찝찝하고 서운하고 그래요. 올해도 어김없이 그의 신작이 서점가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고 저는 장마철을 그의 책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바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퀸의 대각선]이에요.
이번에는 체스를 소재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한껏 두근거려 하며 한 장 한 장 읽어보았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학교.
케이지를 열어 실험용 쥐를 모두 풀어주는 11세 금발 소녀 니콜, 그녀는 혼란을 흐뭇하게 구경하며 희열을 느낍니다. 자신을 혼자 두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한 교사에 대한 복수였는데 결국 그녀는 생쥐 640마리를 탈출시킨 건으로 퇴학을 당하고 양떼목장을 운영하는 아빠에게 돌아갑니다. 혼자 있는 걸 견딜 수 없는 그녀는 혼자 있으면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네요.
미국 뉴욕의 중학교
아이들 여럿이 한 친구를 괴롭히는 모습을 지나칠 수 없는 한 소녀가 분말 소화기를 그들에게 발사하고 빈 통을 그중 한 친구에게 던져버립니다. 그리고 자신이 아닌 다른 친구가 반대표가 되자 그 친구를 넘어뜨리고 올라타 머리카락을 잘라버리지요. 흑발의 아름다운 소녀 바로 모니카 매킨타이어입니다. 그녀는 자신이 아닌 멍청한 다른 사람들을 견디기 힘들어합니다.
두 소녀 뭔가 심상치 않지요?
뭔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면 천재적인 면모를 평범한 인간인 제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걸까요?
여하튼 두 소녀의 부모들도 저 같은 생각을 했는지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리기 위해 체스를 가르쳐 주기 시작하는데, 천재소녀들이라 그런지 배우는 것도 빠르고 체스판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바라봅니다. 6개월 만에 전국 대회를 거쳐 세계대회에 출전하게 되는데요.
드디어 둘의 첫 만남이 세계대회가 열리는 아이슬란드에서 이뤄집니다.
니콜은 폰을, 모니카는 퀸을 주로 사용하는데 자신의 가치관이 체스에서도 드러납니다.
니콜은 집단의 힘을, 모니카는 개인의 힘을 믿거든요. 본격적인 집단과 개인의 대결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