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받자마자 노란 표지에 선명히 써있는 노회찬 이름을 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 돌아가셨지...라는 생각에 가라 앉는 마음을 애써 어루만지며 첫 장을 넘겼다.
하지만 유시민 작가의 절절한 추도사 글에 결국 핑그르 눈물이 돌고 말았다. 그리고 읽던 책을 잠시 내려 놓고 이 책을 먼저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예의를 갖춰야 할거 같았다.
그는 나에게 매일 아침 아이들 학교 등교준비를 하며 들었던 라디오의 고정게스트였다.
쉽고 유쾌한 돌직구로 진행자를 껄껄 웃게 만드니 잠이 덜 깬채 밥을 먹던 아이들도 눈치챘는지
"저 아저씨는 누구야?" 하고 묻던 친근한 사람이었다.
이 책은 그런 그가 <촛불시대, 정치는 우리 손으로> 라는 제목으로 진행했던 특강을 글로 옮겨 놓은 것이다.
그는 말한다. 오늘날 우리가 예수 탄생을 기준으로 기원전을 before christ. BC라고 부르는 것처럼 이제 우리는 before candle과 그 후로 나뉘어 진다고 말이다. 그리고 이제 그에 걸 맞는 철학과 사고를 해야 한다 주장하며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다.
그의 강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만큼 책 읽는 동안은 나도 시간을 거슬러 살아있는 그의 강연장에 앉아있는 듯 했다. 경상도와 이북이 섞인 특이한 억양.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관한 간결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해결방안들.
그동안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정치인들의 책이 많았다. 하지만 한 번 읽은 이후에 그 정치인의 행보와 내리막길을 보며 다시는 들춰보고 싶지 않을 책이 되었다면. 이 책은 소중히 간직해 두었다가 아이들이 조금 더 자란 후에 한번 읽어 보라 권해 주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다른 독자들과 함께 그를 추억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