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2saerom_ 2023/09/2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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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라도 써야 하는 너에게
- 정혜덕
- 13,050원 (10%↓
720) - 2023-08-30
: 259
✏️글이 별건가요?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글로 옮기면 되죠. 글쓰기에는 특별한 재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24쪽)
✏️다른 사람과 비슷해 보이는 하루를 보내더라도 다른 사람의 하루와 구별되는 나만의 순간이 있어요. 그 순간을 찾아내야 해요.(31쪽)
✏️바쁨이 미덕이 된 삶을 살면 실용적인 생각만 살아남아요. 돈이 안 되는 일에 애쓸 필요 없다는 무언의 압력을 받습니다. 그런 압력에 눌리면 글을 쓸 수 없어요. 내 마음속에서 아직 언어의 옷을 입지 않고 덩어리로 뭉쳐 있는 생각과 고여 있는 감정을 천천히 풀어내기 위해서는 분주한 삶에 환기구를 뚫어야 합니다. 바쁜 가운데 아낀 시간을 헐어서 한 문장씩 적어 나가는 순간은 가장 무용한 동시에 유용한 시간이 됩니다.(92쪽)
✏️'내 인생은 평범해서 남들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반만 맞는 말입니다. 두 사람이 똑같은 경험을 했다고 해서 생각하고 느끼는 것까지 같을 수는 없으니까요.(128쪽)
✏️글에는 쓰는 사람이 담길 수밖에 없어서, 좋은 걸 다 주워 담아 글쓰기 종합 선물 세트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내게 없는 것은 내 글에 담기지 않아요. 그저 나답게 쓰면서 나만의 길을 찾아갈 뿐이죠.(161-162쪽)
입시 성적 반영이 끝난 고3 2학기는 항상 고민이 된다. 무기력하고 의지가 없는 아이들, 그래서 무엇을 준비해가도 원맨쇼가 되어버려 안타깝기도, 속상하기도 한 수업 시간. 내 작고 귀여운 자존감을 지켜주려면 뭐든 해야 한다! 올해는 그 노력으로 글쓰기 수행평가를 기획했다. (내가 만나본) 요즘 아이들은 읽고 쓰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특히 교사에게 제출하기 위한 글을 쓸 때에는 막막함이 큰 벽을 이루어 아이들의 생각을 막는다. 그걸 알면서도 글쓰기 수행평가를 진행하는 내가 아이들에게는 악독한(?) 선생님이겠지만, 부담없이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손으로 풀어내는 경험을 갖게 하고 싶었을 뿐이다.
10분 동안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어진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글쓰기 수행평가를 진행하며 100여개의 반응을 마주했다. 이 활동이 너무 즐거워 수업시간이 기다려진다는 학생도, 매번 주어진 시간 동안 좌절한 표정으로 앉아 결국 백지를 내고 마는 학생도 있다. 그래도 글쓰기 시간이 쌓여갈수록 '이제 이쯤이야' 하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활동지를 내는 아이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큰 위로가 된다. 아이들에게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 나와의 수업이 그 가능성을 발견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수업에 임한다.
수행평가를 진행하는 기간 동안 정혜덕 작가님의 '뭐라도 써야 하는 너에게'를 읽게 되었다. 내가 이 책을 들고 다니니 몇몇 학생이 책 제목을 보곤 "어? 선생님, 완전 우리인데요?"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정혜덕 작가님은 특유의 친절한 말씨로 청소년기 아이들에게 글쓰기가 어려운 것이 아님을 반복해서 전달하고, 보다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글을 쓸 수 있는지 비법을 전수한다. 글쓰기를 싫어하는 학생들은 책 읽기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 책을 읽는다면 많은 아이들이 글쓰기에 부담감을 덜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아이들이 글쓰기와 친숙해졌으면 좋겠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글로 풀어낼 줄 알면 좋겠다. 정혜덕 작가님의 '뭐라도 써야 하는 너에게'가 많이 읽혀서 이런 내 바람이 조금이라도 이루어진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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