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렸을 적이라는 말은
이제 쓰고 싶지 않아.
# 1 . ⠀⠀⠀⠀⠀⠀⠀
⠀⠀
표지에
희미하게 새겨진 글귀따라, 어렸을 적이라는 말은 아직 쓰고 싶지 않지만.
좋았던 시절을 더듬다보면 은연 중 자꾸만
과거형으로 말하게 되고.
어차피 지난 순간은 다 과거인데. 그 과거에서도 더 어렸을
적, 더 순수했을 적 이야기를 떠올리고 그리워하게 된다.
그때 그 아이는 아직도 내 안에 잘 살아있는데, 왜 나는 계속
뒤돌아 봤던걸까.
# 2 .
만화로만 만났던 그녀, 마스다미리를 처음으로
그림이 없는 텍스트로 만났다.
그림이 없는 마스다미리라니, 앙꼬 빠진 찐빵 같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지만 역시는
역시.
글자를 읽다보면 그 위에서 그림들이 슬금슬금 일어나 머릿 속을
돌아다닌다.
<내누나>의 지하루, <사와무라씨댁>의
히토미 일상을 그림이 아닌 글자로 적어 놓은 것 같기도 하고.
작품에는
작가의 실제 모습이 반영된다는 말이 사실이구나 새삼
깨달았다.
# 3 .
만화나 에세이나 마스디미리는 공감의 천재.
공감단 활동만도 벌써 네 번째. 이것도 인연
아닌 인연이겠지!
아마 나는 10년이 지난 뒤에 이 책을 다시
펼쳐 읽어도 고개를 끄덕일 것만 같다.
그러니까 결론은 나는 마스다 미리 책을
좋아한다.
⠀⠀
# 그렇게 쓰여 있었다
사은품으로 함께 받은
노트.
저 갈색 재질을 뭐라 하더라 크라프트지였나 아무튼 나는 저런
투박한 질감이 좋다.
노트에는 책 속에서 공감 갔던 글귀들을
끄적끄적 적어 보기도 하고, 어설프게 마스다 미리 그림체를 따라 그려보기도 했다.
이번 책은 표지의 색감도 그 안의 내용도 함께
받은 선물도 하나 같이 완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