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말 오랜만에 동화를 읽었다.
<몬스터 콜스>는 최근 <몬스터 콜>
이라는 영화가 개봉되면서 다시 재조명을 받고 있는 동화책이다.
영화도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아쉽게 보지 못한 게 큰 한이다 ㅠ_ㅜ
미련이
남아 영화에 대해서도 찾아보니 이미 미국과 스페인에서 작년에 개봉을 했었다.
당연히
반응이 좋았으니 한국에서 재개봉을 했겠지?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책의 소개평을 보니 2012
카네기상 수상, 2012 케이트 그리너웨이상 수상 등과 같은 화려한 전적이 쭉 나열 돼 있었다.
보통 동화는 아니겠군
싶었다.
세 가지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
진실
이야기는 한 소년의 악몽으로부터
시작된다.
"코너" 하고 자신을 부르는 낯선 목소리에 깬 소년은
저 멀리 교회 공동묘지 쪽에 있는 오래된
주목이 몬스터로 변해 자신의 방 창문 앞까지 걸어오는 광경을 마주하게 된다.
거대한 몸통과 이빨 그리고 무시무시한 목소리와 함께 그려지는
몬스터의 모습은 엄청난 공포감을 조성한다.
그러나 어린 소년 코너에겐 몬스터가 무섭지
않다.
왜냐하면 이 몬스터는 악몽임이 분명하기 때문이고, 실제
자신에겐 이보다 더한 악몽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으니까.
몬스터를
두려워하지 않는 코너의 모습을 보며 이 아이에게 그리고 이 이야기 속에 무언가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평범한 동화였다면 소년은 몬스터와 조우하자마자 비명을
질렀을테니.
이야기에 더 깊게 들어가보면, 몬스터 앞에서 담담했던 코너의
모습을 점차 이해하게 된다.
코너의 부모님은 현재 이혼 상태, 아빠는 재혼까지 해 저 멀리
미국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다.
코너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다. 그러나 둘만의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코너의 엄마는 많이 아프다.
엄마가 아픈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든 코너에게는 더 최악의
상황이 펼쳐져 있다.
무슨 일에서든 자신과 충돌하는 외할머니와 학교에서의 따돌림
문제.
그 모든 것들로 인해 코너는 충분히 괴롭고, 힘들고, 끔찍한
삶에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그런 코너는 왜 꿈 속에서 조차 몬스터가 나타나 자신을
괴롭히는가 원망스럽다.
하지만 몬스터는 코너가 자신을 원하고 필요하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 말하며 앞으로 세 가지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 한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는 코너 자신이 해야 할 몫이라는 의미심장한 말도 함께 전한다.
몬스터가
들려주는 세 가지 이야기는 꽤나 흥미로웠다.
동화 속의 동화랄까. 액자식 구조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는 것 같다. 나름대로 반전의 스토리도 있었고, 생각 보다 수위가 높은 이야기도 있었다. 동화라고 하기엔 너무나
현실적이랄까.
코너는 몬스터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너무 모순적이라 생각한다. 보통의 동화 속 이야기는 으레 악당이
벌을 받고, 착한 주인공이 행복한 결말을 얻으며 끝나야 하는데 몬스터의 이야기는 너무 쌩뚱맞다. 늘 예측을 빗나가기
때문이다.
"항상 좋은 사람은 없다.
항상 나쁜 사람도
없고.
대부분 사람들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에 반발하는 코너에게 몬스터가
한 말이다.
이게 이 책이 궁극적으로 하고자 말인 것
같다.
진짜 인생에서는 착한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고, 나쁜 사람이
승승장구하는 경우가 허다하니까.
그러나 어린 코너에게는 그런 삶이 익숙하지 않다.
왜 자신에게만 나쁜 일이 일어나야 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
코너는
몬스터가 들려주는 세 가지 이야기를 다 들어보아도 왜 몬스터가 자신을 찾아왔는 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 코너 자신이 말해야 할 진실이란 무엇인가.
진실은
엄마에 대한 코너의 숨겨진 두 가지 마음이었다.
아픈 엄마가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길 원하는 마음과 함께 힘든
상황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 공존하는 코너.
몬스터가 들려준 이야기 속 모순처럼 코너 자신의 마음에도
그러한 모순이 있었다는 것을 결말부에 이르러서야 깨닫게 된다.
삶은
언제나 예측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사람의 마음 또한 언제나 한결 같을 수 없다는 것을.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순한 성장 동화라고 칭하기 아깝다. 어른들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동화랄까.
동화지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절대 아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한 번쯤 권해보고 싶은, 오랜만에 읽어보는 뻔하지
않은 동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