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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백전사님의 서재
  • 초딩도 안다 당신도 알 수 있다
  • 이지형
  • 13,500원 (10%750)
  • 2015-12-05
  • : 43

“‘좀 더 쉽게’ 그리고 ‘좀 더 재미있게’를 기치로 (지식)욕심 많은 아빠가 호기심 많은 아들(들)과 대화로 풀어가는 지식 탐구 여행” 『초딩도 안다 당신도 알 수 있다』에 대한 나의 ‘한 줄 평’이다.

 

“좀 더 쉽게”(!)를 위해 저자가 선택한 방법은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중심 개념이나 인물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본문의 측면에 배치하는 방법이다. 키워드(keyword)를 선별해 확고하게 부여잡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저자가 아들(들)과 대화를 나눈 소주제는 27개, 개념이나 인물 설명 항목은 119개에 이른다. 세어 봤냐고? 세어봤다. 진짜다. 물론 숫자를 알아보기 위해 세어본 것은 아니고 저자가 제시하는 개념이나 인물에 대해 앞으로 ‘내 언어’로 설명해 봐야겠다는 생각에 정리를 하면서 확인한 사실이다.

 

자신이 아는 것을 자신의 언어로 설명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믿기 때문이다. 글로 쓰는 것보다 말로 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그래서 앞으로 틈나는 대로 나만의 개념 사전을 정리해 볼 욕심이 생겼다고나 할까. 먼저 글로 정리해 두면 나중에 말로 할 때 더 쉽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좀 더 재미있게”(!)를 위해 저자가 선택한 방법은 ‘대화(dialogue)’다. 저자는 “대화야말로 지식을 공유하는 최고(最古), 최고(最高)의 방식”(p.8)이라고 확신하고 있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책이 아니면 알기 어려웠을 사실 2가지를 소개하면서 책에 대한 얘기들 좀 더 해보고 싶다. 그것은 ‘이슬람’과 ‘하이쿠’라는 주제다.

 

아랍어 그리스도교 성경은 ‘하나님’을 ‘알라’로, ‘예수’를 ‘알라의 아들’로 번역한다는 것이다(73쪽).

 

신학을 공부한 나조차도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이다. 신의 이름(神名)을 다른 언어로 어떻게 번역하는지 다른 사례들이 궁금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하나님’이라는 신명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데, 한국 개신교의 신명 ‘하나님’을 영어권에 역수출(?)한다면 영어로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 라는 문제 제기를 오래 전부터 해온 터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하느님’의 오기(誤記) 내지 오용(誤用)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말에서 아래아가 없어지기 전까지는 ‘하느’님으로 표기했다.)

 

저자는 교회에 다니는 아들에게 이슬람에 대해 올바로 알려주기 위해 이태원에 있는 이슬람 사원으로 간다.

 

“‘이슬람=나쁜 사람’이란 도식을 어떻게든 깨줘야 했다. 그들 역시 자신들의 신을 거룩하게 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일뿐이란 사실을, 우리와 마찬가지로 단란한 하루하루를 꿈꾸며 살아가는 사람들일 뿐이란 사실을 알려줘야 했다(68쪽).”

 

개인적으로 이 대목을 기독교인 특히 보수적인 개신교인들이 읽고 자신들의 무지와 어리석음을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나 역시 최선을 다해 주변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슬람이 슬픈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 제일은 아마도 ‘억울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시(詩)라는 인류의 문학 유산을 극단으로 끌고 갔다는 일본이 자랑하는 17글자로 이루어진 한 줄짜리 시 하이쿠! 저자는 “왜 초유의 한 줄짜리 시가 일본에서 나왔는가?"라고 묻고, 일본인이 항상 맞닥뜨린 ‘불안함’에서 그 이유를 찾은 후 큰 아들 새먼에게 ”삶이 불안하고 자신 없어질 때마다 하이쿠를 떠올리면서 지금 이 순간에 대해 의미를 부여해보면 어떨까 싶어. 삶이란 건 순간순간 음미되어도 좋을 만큼 깊고 소중한 거“라고 조언한다(p. 112~114).

 

하이쿠라는 일본의 전통시에서 길어 올린 ‘삶의 신성성’에 관한 저자의 메시지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 건 아마도 사랑하는 아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주는 조언이어서 일 것이다. 아들(들)에 대한 저자의 이런 사랑을 책의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데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그림이나 사진 자료가 추가되었다면 훨씬 더 좋았을텐데 하는 것이었다. 바라건대 이 책의 속편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그림을 좋아하는 앤초비의 그림과 함께라면 더욱 좋겠다(그래도 명색이 공동 저자 아닌가?)

 

흥미로운 사실은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스쿨버스에 태우던 아들을 “당신이 아침에 학교 데려다 주면 되지”라는 블루피쉬(저자의 아내)가 한 제안(혹은 지시?)에서 시작된 캐비아(저자)와 앤초비(아들)의 지식탐구 대화는 슈림프(아들의 여자친구)로 인해 갑작스럽게 끝이 난다는 것이다. 시작도 끝도 여성이 주도한다고나 할까? 역시 여성은 힘이 세다. 하지만 저자는 그 덕에 책을 펴낸 것이니 내가 이 책을 통해 얻은 최대의 교훈은 이것이다. “남자는 아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 무조건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끝으로 내가 찾은 책의 오타 혹은 오류를 지적하는 것으로 서평을 마치고자 한다. 43쪽 마지막 줄의 아프로디테는 ‘아르테미스(Artemis)’로 고쳐야 한다. 그리고 아폴론의 형제가 아닌 ‘누이’가 좀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생각된다. 앤초비가 잘못 말한건지 저자의 실수인지 모르겠지만, 아들이 잘못 말했다 해도 역시 바로 잡아주지 못한 것이니 저자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 하겠다. 나아가 최종 책임은 출판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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