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가는 길의 안내책
yookboe 2023/06/2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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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알고 싶어서 그림책을 펼쳤습니다
- 김수영
- 15,300원 (10%↓
850) - 2023-05-18
: 769
매주 토요일이면, 남편에게 아이를 맡기고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도서관으로 강의를 들으러 가요.
한 날, 제 앞에 앉은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께서 말씀하셨어요.
"75살까지 살아왔지만, 아직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어요..."
헉, 충격이었어요.
전 할머니 연세의 딱 절반이거든요.
그래서 살아온 만큼 더 살면,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있을 거라
막연히 생각했어요.
그런데. . .
아닌가 봅니다 ㅠㅠㅜㅠㅜㅠㅜㅠㅜ
그래서!!
할머니께서도 나를 찾기 위해
그림책을 읽으러 오셨나봐요.
그림책을 들여다 보면,
할머니도 저도 나를 찾을 수 있을까요??
그림책을 매우매우 좋아하지만~~
내가 왜 이 그림책을 그렇게나 좋아하는지,
나의 어떤 부분을 건드리기에 마음이 가는지
알아보고자 오늘은 이 책을 펼쳤습니다.
<나를 알고 싶어서 그림책을 펼쳤습니다>
아동문학 박사이자 라캉연구자인
김수영 작가님의 안내를 따라~
그림책이라는 거울에 비친 '나'를 만나러 떠나 볼까요?
책은 솔직히...
오늘 오전까지 해서 다 읽었네요 ㅎㅎ;;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고,
소개된 그림책들 중 읽은 것도 몇 있어서
술술 읽을 수 있었어요~!!
중간에 집안일하랴 애들 챙기랴
요런 끊김만 없다면,
연결해서 쭉 볼 수 있을만큼 재미있어요♡
저는 라캉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 상태였어요.
철학자라고만 생각했지,
정신분석학자였다는 건 왜 몰랐을까요 ㅠㅜ
그래도~
어마무시하게 유명한 프로이트는 알고 있었기에,
다행히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네요.
"프로이트로 돌아가자!"
라는 말을 했다는 라캉.
프로이트의 사상을 계승 발전시킨 인물이기에
책에도 무의식, 리비도와 같은 용어들이 나와요.
프로이트의 이드, 라캉은 실재라 지칭한
무의식의 핵을 이루는 어떤 것에 대한 이야기.
'3부. 무의식, 너란 녀석'에는
이수지 작가님의 <그림자놀이>가 소개되어요.
딸깍!
제 무의식에도 불이 켜졌어요.
언제냐구요?
아이들과 놀 때요~~~!!
두 아들을 낳고 기르며 아이들과 놀 때면,
매번 진심으로 빠져드는 제 모습을 보며
'나는 도대체 왜 이럴까? '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요.
그냥 '뽀로로의 후예이니 그런가 보지,
미취학 아동 시절에도 노는 게 너무 좋아
낮잠도 포기한 나였으니 그런가 보지.'
라고 생각하곤 했죠.
그러다 도서관 강의를 듣던 중이었어요.
어린 시절의 나에 대해 글로 써보라는 강사님 말씀에,
문득!!
그날이 떠올랐어요.
-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잔디밭, 우리 가족은 돗자리를 펼친다. 옆은 아빠 회사 동료분의 가족이 자릴 잡는다. 나보다 조그마한 여자아이 둘이 우릴 물끄러미 봐라본다. 귀엽다. 하지만 말을 걸진 못한다. 내겐 공룡과 씨름을 좋아하는 남동생만 있다. 여자아이에게 말 거는 법을 모르겠다. 그저 서로 바라만 볼 뿐 그 아이들도 말이 없다.
여기서 가장 키가 큰 어린이는 나다. 물론 나이도 내가 제일 많다. 왕언니, 누나인 셈이다. 동생들과 회전목마며 관람차, 범퍼카 등을 탄다. 왕언니인 난 시시하다. 놀이터를 놀이공원처럼 누비는 난, 좀더 재밌는 걸 타고 싶다.
아빠를 졸라 청룡열차 앞에 줄을 선다. 한참을 기다려 드디어 내 차례다. 어라, 그런데 표를 검사하는 아저씨가 우릴 막아선다. 놀이기구를 타려면 입구에 서 있는 동물모형보다 키가 커야 한단다. 유치원생인 동생들은 모두 탈락이다. 나 혼자만 탈 수 있단다. 어떡하지. 스릴만점 놀이기구는 타고 싶지만 혼자서는 싫다. 어른들은 속이 좋지 않다며 꽁무늬를 뺀다. 흑. 결국 아빠한테 얘기한다. "나 그냥 안탈래."-
아. . .
처음 깨달았어요.
고갤 숙인 채 우두커니 멈춰 서 있는
8살난 조그만 여자아이.
그 아이가 내 안에서 자라지 못한 채
여전히 거기에 있다는 것을요.
내면 아이,
내 안의 상처받은 아이.
요런 단어들을 들을 때마다
난 왜 아들들보다 더 볼풀장에서 신나게 놀까.
그래서 거기 있는 아이들이
'이모 나도 같이 할래요!'를 외치게 만들고,
트램폴린을 타며 술래잡기 하다
'어머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를 듣고,
현장에서 마술을 배워 성공하면 탈 수 있다는
경품 추첨권을 위해 5번을 시도해서
결국 1등 경품을 타내고...
(행사장 대학생 알바생이 즤집 큰애한테
엄마처럼 끈기있는 사람이 되라고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내 안엔 상...
도라이 아이가 있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때 놀이기구를 타지 못했던 아이가
딸깍!
불이 켜지면 의식으로 날아올라
무아지경이 되어 놀이에 빠져드는 것 같아요.
다행인 건,
두 아들이 이런 이상한 엄마를
재미있어 한다는 거에요.
자기들 보다 먼저 망가져 웃겨주니
속이 시원+그럼 나도 할래!
요래 되나봐요^^
그리고 <그림자놀이>의 아이처럼
저도 행복한 표정으로 불을 끄고
현실로 돌아오곤 하겠죠?
놀이공원에서의 그날,
'울고 떼쓰며 끝까지 어떻게든 타겠다고 우기지 못한 나'는
시니피앙이 되어 제 무의식에 자릴 잡았나 봐요.
그리고 그날 어른들께 들은 '의젓하다'란
타자의 욕망이 담긴 시니피앙도 함께 말이에요.
<그림자놀이> 주인공의 무의식에도
엄마의 욕망이 함께 자리 잡은 것처럼요.
그 뒤로 의젓함과는 거리가 멀게 살아왔지만
때때로, 무의식적으로 의젓하기도 하니까요^^;;
만약에 그날, 제게 누군가가
"놀이기구 못타서 많이 속상하겠구나."
라고 말해줬다면...
저는 그 자리에 울음을 터트리고
무의식에 나의 욕망과 타자의 욕망이 반영된
시니피앙들을 남기지 않았을까요?
여러분들의 무의식엔 어떤 시니피앙들이 자리잡고 있나요~?
나의 무의식이 궁금하신가요?
나를 그림책이란 거울을 통해 비춰보고 싶으신가요?
<나를 알고 싶어서 그림책을 펼쳤습니다>를 읽어보셔요^^
무의식 외에도 욕망, 관계, 죽음, 애도, 트라우마와 같은
내 안의 숲을 이루고 있는 것들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많답니다♡
물론~!! 우리가 좋아하는 그림책을 통과하며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이죠^^
김수영 작가님의 가이드를 받아
내 안의 길로, 나를 찾아 여행을 떠나보셔요~~~~~
아참-!!
그래서 책을 다 읽은 저는, 나를 알게 되었냐구요??
그건 나오는 말에서 작가님께서 답해주시네요~♡
상냥하신 분^^
궁금하시죠~?? 읽어보셔요ㅎㅎ
여기까지
<나를 알고 싶어서 그림책을 펼쳤습니다>였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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