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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kboe님의 서재
  • 우리 집에 놀러 와
  • 엘리자 헐.샐리 리핀
  • 14,400원 (10%800)
  • 2023-04-14
  • : 1,016
띵동~!!
벨을 누르자 문이 열립니다.

"우리 집에 놀러 와♡"

그네도 타고 수영장에서 물장구도 치고
달리기 시합도 하자는 메이 리.
띵동 소리 대신 반짝반짝.
불빛 나는 초인종이 울리면 나오는
사랑을 손으로 말하는 아치네 가족.
시끌벅적 놀다가도 가끔은 고요를 즐기는 벨라.
손끝으로 책을 읽어주시는 엄마.
뒷뜰의 비밀 놀이터에서 함께 놀 수 있는 아빠.
한 손으로 집도 짓고 요리도 하고 꼭 안아주시는 아빠.

어때? 우리 집에서 놀면 재밌겠지?

우리 모두의 집에 놀러 와!
우리 같이 놀자!

이 책은 장애인인 엘리자와 친구 샐리가 같이 썼답니다.
엘리자에게는 샤르코-마리-투스병(CMT)가 있대요.
그래서 걸음걸이가 좀 다르다네요.

제게도 걸음걸이가 조금 다른 사촌이 있어요.
멀리 타지역에 사는 사촌은
방학이면 우리집으로 놀러 왔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였나 4학년 때였나 방학이었어요.
그 겨울도 사촌과 함께 온 동네를 누비며 놀러 다녔어요.
놀이터도 가고 오락실도 가고,
학교 운동장에도 동네 슈퍼와 문방구도 빠짐없이요.
개학 날, 친구가 제게 물었어요.

"방학 때 니 봤는데, 같이 다니던 사람 누군데? 다리 절든데?"

댕.
머릿 속에서 벨이 울렸어요.
종소리 같았죠.
그전까진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었거든요.
사촌의 걸음걸이는 제겐 자연스러운 거였으니까요.

겅중겅중 걷는 아빠 걸음걸이,
따박따박 걷는 엄마 걸음걸이,
시옷시옷 팔자로 걷는 동생 걸음걸이처럼 말이에요.

세상 사람들의 걸음걸이가 모두 다르듯
그건 그냥 그 사람의 걸음걸이일 뿐이었거든요.
그날 처음으로 사촌의 장애를 인지했어요.

물론 그 후에도 한쪽 팔과 다리가 불편한 사촌과
공기놀이며 풍선 배구, 닭싸움, 술래잡길 하며
똑같이 놀곤 했지만요.

그 전에도 그 후에도 사촌의 장애는
우리가 함께 노는 데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으니까요.

그 친구에게
내 사촌이야! 라고만 말했던 게,
"다음엔 우리 같이 놀자^^"라고 말하지 못했던 게
아쉬움이 남네요.

엘리자는 말합니다.

"어떤 이들은 '장애인'으로 불리기를 원하고, 또 다른 이들은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 불리는 것을 더 좋아해요. 어떻게 불러야 할까 망설여질 때 그냥 물어보세요. 당신에게 악의가 없다면, 궁금해하거나 질문하는 것은 얼마든지 괜찮아요. 우리는 모두 그렇게 배워 가는걸요."

장애인 학생과 뜻밖의 장소에서 마주쳤던 날
어떻게 해야 할까 망설이다 "도와줄까?"라고
물었던 저를 위로해주는 문장이에요.

무턱대고 돕기 보다는
아이들이 스스로 하도록 기다려주라는
담당선생님의 말씀이 떠올라서였지만,
평소대로 다른 이들을 대하듯
묻지 말고 도와줄 껄
하는 후회를 줄곧 했었거든요.

"제가 할게요~"
기억 속 흐려져만 가던 그 아이의 표정이
이제는 미소였음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장애인을 마주하면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망설여진다구요?
샐리처럼 세상을 완전히 다른 눈으로 보고싶다구요?
알록달록 빛나는 다양한 삶을 만나보고 싶다구요?

딩동!
벨을 누르세요~
"우리 집에 놀러 와~!!"
열리는 문을 펼쳐 그들과 같이 놀아봐요^^

실컷 놀았다면...
쑥스럽지만 이렇게 말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우리 집에도 놀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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