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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덴젤의 서재
  • 고르고 고른 말
  • 홍인혜
  • 14,400원 (10%800)
  • 2021-11-24
  • : 2,005

 

 

 

말을 업으로 살아가는 그녀의 책 답게 프롤로그부터 사용된 단어들이 예사롭지 않다.

물론 다른 작가들도 그럴테지만, 유난히 세심하게 문장 속 단어들을 고르고 골라, 글에 생기를 부여하기 위해 애쓴 느낌이 책을 읽는 내내 시종하게 느껴진다. 이로 인해 '고르고 고른 말' 을 읽는 내내 다음 페이지엔 어떤 단어들을 골라 배치했을까 기대감마져 생겼다.

 

나이가 들 수록 , 아이를 키울수록 새치 혀에서 내뱉어지는 말들의 중요성에 대해 느끼는 바가 많아지는 요즘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내가 던진 말이 누군가에게 온기를 느끼게 하고, 위로가 될 수 있길 바라지만, 사실은 가볍게 내뱉은 말들로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며 살아가고 있는 걸까... 또 나는 누군가의 의식하지 않은 말들로 인해 힘을 얻기도 하고, 며칠을 앓기도 했던가... 대수롭지 않게 여겨왔던 말들이 우리가 인지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힘을 가졌음을 그녀의 글들을 통해 다시금 깨닭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그녀의 글이 예전보다 훨씬 깊어지고, 본인의 색을 점점 갖춰가는 느낌이다. 동년배의 공감대를 느끼게 해주었던 그녀의 그간의 글과 그림들이, 시간과 함께 깊이가 더해져 이제는 공감과 위로를 넘어, 그녀가 제시한 주제에 대해 사유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책에 밑줄을 긋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나는, 이 책에서만큼은 예외적으로 밑줄을 긋고, 메모를 남기며 한글자 한글자 허투루 읽지 않으려고 애쓰며 완독했다.

 

오랜만에 괜찮은 책을 읽었다.

 

그녀가 오래 오래 찾아 읽을 수 있는 작가로 계속 남아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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