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총 8가지의 이야기가 적힌 단편집 '페르소나를 위하여' 페르소나라는 말은 요즘에 많이 쓰이기도하고 내가 좋아하는 단어기도하고, 전공에서 종종 접했던 개념이라 책을 읽기 전 기대를 많이했다. 글의 호흡이 짧다고 해야하나. 문체가 복잡하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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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냉정하게 말하면 작가만의 이야기는 없는 듯한 이야기였다. 누구라도 쓸 수 있는 소설이 아닐까 싶었던 작품들. 특히 책의 이름이자, 2번째 단편의 제목인 '페르소나를 위하여'는 기대에 못미치는 글이었다. SNS에 인생을 건 여성 주인공이 점점 나락의 깊을 걷다 마지막 결말이 투신자살로 끝나는데.. 너무 극단적으로 주인공을 몰아가 끝내 자살로 끝내는게 진부한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페르소나'라는 단어가 정말 잘 어울리지만..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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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는 이야기들은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사회문제나 주제 같은게 여실히 드러나는 소설들이었다. 그러니까 굳이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될 소설 같달까.. 작품해설에 쓰였던 것 처럼 8편의 소설에 나오는 각 인물들은 욕망을 품고 있는데 그 욕망들이 적나라하게 강조되어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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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마지막 단편 '회색의 함선'은 꽤나 괜찮은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일제시대와 군함도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잘 그려냈고 인물들이 정말 그 시대에 살았을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비참했지만 언젠가는 끝날 현실을 견뎌가며.. 그 곳에 남겨진 사람들간의 연대 등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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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추천하기엔 조금 아쉬운 느낌이다. 내가 여성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여성 인물이 나오는 '페르소나를 위하여'와 '생태 교란종'은 굳이 이렇게 표현했어야 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하고. .어느 블로그 서평에서 이 작가는 단편보단 장편을 더 잘쓰는 작가라고 하던데, 마침 찜해뒀던 레지스탕스를 쓴 작가였길래 조만간 레지스탕스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