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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민의 서재
  • 거짓말이다
  • 김탁환
  • 12,420원 (10%690)
  • 2016-08-05
  • : 3,965

또 이렇게 시간은 무심히 흘러 세월호 2주기도 훌쩍 지나가고 있다.

몰랐다, 정말.

2년6개월이 되도록 세월호가 바닷속에 그대로 가라앉아있을 줄.

세월호 인양날짜가 또다시 연기됐다.

이제 추워질테고, 그럼 올해 안에 인양하겠단 약속은 지켜지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이 정권 내에 세월호가 인양되고 진상규명이 될지도 의문이지만.

 

지난 6월, 김관홍 잠수사가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아내와 어린 두 딸, 그리고 일곱 살 막내아들을 남겨둔 채.

세월호참사 현장에서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수색작업을 했던 민간잠수사 김관홍.

그는 이 소설 주인공의 모델이기도 하다.

갑작스런 그의 죽음에, 작가 김탁환은

결과적으로 이 소설이 김관홍 잠수사의 유언장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왜 사랑하는 가족을 남겨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만 했을까?

 

세월호 선체 수색작업이 중단되고 다시 한 가정의 가장으로 돌아갔지만

그는 많이 힘들어했다고 한다.

몇 개월 동안 깊은 바닷속 수색작업으로 생긴 잠수병과 트라우마로.

어쩌면 더 이상 잠수를 할 수 없게 된 터에, 정부가 민간잠수사 치료지원마저 끊었다.

그러나 그가 정말 힘들었던 건 아마도,

믿기지 않는 이 거짓말같은 현실이 아니었을까?

 

세월호청문회에 불려나온 해경관계자들은 하나같이

기억나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날 증인으로 참석했던 김관홍 잠수사가 울먹이며 한 말이 생각난다.

난 다 기억하는데, 생생히 기억나는데, 꿈에서도 보이는데,

당신들은 왜 기억나지 않냐고, 어떻게 기억나지 않을 수가 있냐고.

 

지난 총선때, 김 잠수사는 박주민 변호사를 위해 자원봉사를 했다.

선거차량운전을 맡으면서.

박 변호사는 힘없고 억울한 약자를 위해, 돈도 안 되는 사건을 도맡아왔고

거리의 변호사, 세월호변호사로 알려져 있다.

김탁환은 김 잠수사에게 물었다고 한다.

왜 팽목항에 자원해 내려갔냐고, 왜 박주민 변호사를 도왔냐고.

김관홍 잠수사는 자신이 그런 결정을 할 때, 딱 두 가지만 생각했다고 했다.

그게 옳은 일인가,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인가만.

 

그러던 그가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왜 그래야만 했는지는,

어쩌면 이 소설이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은 너희가 지난해 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세월호참사 때, 현장을 취재한 기자가 작년에 쓴 신문칼럼 제목이다.

칼럼은 이렇게 쓰고 있다.

모두 거짓이었다.

사람도 배도 못 꺼내면 그들의 범죄와 잘못도 영영 잠기리라 믿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아이들은 똑똑했다.

자신들의 짧은 삶을 앗아간 어른들의 행태를 증언하는 많은 영상을 남겼다.

이젠 비극의 전모를 서둘러 규명하고 아이들을 편히 쉬게 해줘야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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