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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민의 서재
  • 의료천국, 쿠바를 가다
  • 요시다 타로
  • 13,500원 (10%750)
  • 2011-05-27
  • : 555

쿠바하면 먼저 떠오르는 혁명의 아이콘, 체 게바라.

그리고 그와 함께 쿠바혁명을 이끈 카스트로.

지난 50년간 계속된 미국의 가혹한 경제제재에도 버텨낸,

가난한 공산주의 나라. 그런 쿠바가 의료천국이라니.

복지선진국이라는 유럽이나 세계최강 미국도 아니고,

쿠바가 어떻게?

 

다큐멘터리 영화 <화씨 911>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미국감독 마이클 무어가 만든 작품 <식코>.

식코는 세계최고 부자나라 미국의 처참한 의료제도 현실을 까발린다.

 

미국 의료보험제도 역시, 국민의료보험과 민간의료보험 두 가지.

하지만 우리처럼, 누구나 국민건강보험에 의무가입해야 하는 게 아니다.

아니,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할까.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 격인‘메디케이드’나‘메디케어’에 가입하려면

가난하거나 장애인, 노인이라야 한다고.

그럼 나머진 민간보험에 가입할 수 있냐, 여기에도 조건이.

꽤 괜찮은 직장에 다니거나 돈이 많거나.

엄청 비싼 민간보험료를 지원해줄 직장정도는 다녀주시던지,

개인이 다 부담할 수 있을 만큼 재력이라도 있어주시던지.

이도저도 안 되는 사람들이 무려, 울나라 인구에 육박하는 4천4백만.

 

식코에선, 의료보험이 없어 절박한 사람들을 보여준다.

사고로 손가락 두 개가 잘린 남자.

의사가 이 환자에게, “손가락 하나 봉합시술에 4천만원인데, 어떡할래?”

둘 다하면 이게 도대체 얼마야.

자기 형편으론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비용에,

자신이 직접 바늘로 꿰매는, 소름 돋는 끔찍한 장면.

암처럼 큰 병에 걸린 환자에겐, 어마어마한 병원비와 약값.

암으로 절망에 빠진 여자가 마지막 희망을 걸고

국경을 넘어 찾아가는 곳, 바로 쿠바.

적국이나 다름없는 이 미국 환자를 무료로 정성껏 치료해준다.

내 조국 부자나라 미국에서도 못 받아본 인간적인 대우를

가난한 나라 쿠바에서 받게 된 여자는, 고마워하고 또 고마워한다.

다시 삶의 희망을 안겨준, 내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나라니까.

 

미국 의료제도 아래에선, 맹장수술 하는데 3천만원 넘게 들고

산모가 진통이 와, 앰블런스 함 불렀더니 수백만원

병원에서 출산하는데 수천만원 넘게 나오면

이거 어디 부담스러워 애 낳겠냐고, 애가 나오다가도 미안해 들어가겠다는.

미국 보통여자들이 신랑감 고를 때, 직장의료보험 되는 남잔지도 본다나.

내 살면서 미국 애들한테 짠한 맘이 들기도 첨이라는, 우째 이런 일이.

 

미국 의료제도가 왜 이지경까지 됐냐.

원인은 의료민영화.

세계최고 부자나라 미국이라는 위상에 비해,

쪽팔릴 정도로 비인간적이고 비효율적인 의료제도를 수술대에 올리려고

벌써 20년도 전에 클린턴이 시도했지만 끝내 좌절.

뒤를 이어 오바마도 우여곡절 끝에 의료법 개정안은 통과시켰지만

핵심은 못 건드린, 사실상 무늬만 의료개정안.

 

왜냐구?

거대자본이 거느린 보험사, 병원, 제약회사의 강력한 저항과 로비.

그리고 여기에 굴복한 썩어빠진 미국 정치인과 변화를 두려워하는 유권자들 땜에.

자본권력 앞에 정치가 무릎 꿇었다고나 할까.

누군가의 불행을 이용하고 겁박하는 공포마케팅으로 돈을 버는

거대자본한텐 의료민영화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 참 착한 제도.

미국의 대표적 지성 중 한 사람, 노암 촘스키는

‘부패한 권력은 모든 걸 민영화한다.’고 했다.

 

그럼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괜찮은 건가?

형님만한 동생없다 했는데, 요거만큼은 동생이 좀 났다는.

오죽하면 오바마도 한국의료제도가 부럽다했을까.

하지만 우리가 낫다한들, 쿠바나 유럽만이야 할라고.

그만큼 미국 의료제도가 비정하단 걸 시인한 셈이라고 봐야지.

근데도 뭐든 큰형님 따라하고 싶어 환장한, 요 아우란 놈은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고 있는 거 같다는.

 

지난 대선 때, 국민들이 중병에 걸리더라도 본인부담 의료비가

100만원이 넘지 않도록 국민건강보험을 개혁하겠단 공약이 나왔더랬지.

대선토론 보다가 이 말에 솔깃했거든. 그게 가능해, 어떻게 하겠단 거지?

울나라 사람들, 매월 사보험료로 나가는 돈이

1인당 평균 27만원쯤 된다나, 거기다 건강보험료까지 하면 얼마야.

사람들 웬만하면, 따로 사보험 한두 개 이상 갖고 있지 않나?

자동차보험 같은 거 빼고 생명보험 뭐 이런 거.

평균 보험료가 저 정도라면, 여유 좀 되는 사람은 그 이상도 쓸 거고.

 

건강보험료 내면서 또 사보험까지 들어야하는 이유가

혹시나 건강보험으론 감당 안 되는 4대 중증질환 같은 병에 걸릴까,

그게 걱정돼서 그런 거 아닌가.

만약 그런 불행이 닥치기라도 한다면, 당장 병원비는 물론이고

가족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 입장에선 애들 학비에 가족생활비까지.

당연히 걱정되지, 남겨질 가족걱정에 허리띠 졸라매고 어떻게든 아껴서

이런저런 보험 하나라도 더 들어놓는 거 아니냐고.

 

울나라 의료보험제도가 미국보다야 낫다고 하지만

큰 병이라도 걸리면 여전히 병원비가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니까.

정말 돈 나가는 치료엔 보험적용이 안 되는 게 많고.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이 ‘건강보험 하나로’운동을 제안했었거든.

1인당 평균 만원씩 더 내면 우리도 거의 무료로 의료혜택을 보장할 수 있다고.

어차피 사보험료 나갈 바에야 차라리 이게 더 경제적이지 않냐는 거지.

우리보다 훨 가난한 쿠바도 하는데, 우리라고 못 할 이유는 없으니까.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 사람 생명에 대한 생각과 의지에 달렸다고 할까.

미국 애들이 민간의료비 지출은 또 세계최고거든, 고비용 저효율.

그니까 부자나라 오바마가 가난한 나라 쿠바보기도 쪽팔린 거고.

 

쿠바의료제도라고 완벽한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뭐가 더 중요한지, 어디에 우선순위를 둬야하는지를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다할까. 국민들의 공감하에 국가차원에서.

살면서 젤 걱정인 게 기본적인 의식주와 의료비, 교육비 뭐 이런 거 아닌가.

솔까, 대학 안 나오고 유학 안 갔다와도 죽는 건 아니지만

의료비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잖아.

건강하게 살아있어야 돈을 벌든 공부를 하든 뭐라도 하지.

 

치료비가 없어 체념하고 그렇게 하루하루 죽음을 기다리는 거, 이건 아니잖아.

TV에 풀빵엄마 같은 딱한 사연이라도 나오면, 모른 척 외면할 수도 없어

ARS전화 한통으로 마음이라도 보탠 사람들 꽤 되지 않나?

풀빵엄마 경우는 방송이라도 타서 도움을 받긴 했다지만

알려지지 않은 사연들이 훨 많을 거고.

그렇다고 이런 딱한 사연들마다 일일이 다 보태기도 좀 부담스럽고

생까자니 괜히 기분 꿀꿀해지고.

이런 건 기부나 후원도 필요하지만 여기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 아닌가? 인간적으로다가.

 

선진국 애들이 지들보다 훨씬 가난한 나라 쿠바의료를 배우겠다고 찾아가는 건

그 동안 자기들이 놓치고 살아왔던 그 무언가를 찾고 싶어서겠지.

우리도 그렇지 않나?

돈부터 벌고 돈 더 모으면, 돈돈 하면서 살다가 나중으로 미뤄놓고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생각해보니 잊고 있었던 그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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