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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민의 서재
  • 대한민국은 왜?
  • 김동춘
  • 14,220원 (10%790)
  • 2015-10-27
  • : 2,780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이 신조어를 첨 들었을 때만해도, 일부 청년세대의 반감어린 비아냥쯤이 

아닐까했다. 근데 언론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더니, 이젠 정치권에서도 

이 말이 자주 나온다. 그렇다면 이건, 청년들만의 생각은 아니지 않을까.

 

지옥이란 뜻의 헬과 봉건왕조인 조선을 묶어놓은 말.

알다시피, 지옥이란 죄지은 사람이 죽어서 벌을 받는 곳이고 

조선은 철저한 신분사회였다. 청년들이 이 나라를 헬조선에 빗댄다는 건, 

지옥의 고통에다 신분차별까지 받고 있다는 뜻으로 읽었다.


어느 네티즌이 댓글에 ‘지옥에 대한 모독이다’고 썼다.

왜냐면, 지옥은 죄를 진 사람에게만 벌을 내리지만

지금 이 나라는 아무 죄없는 사람도, 단지 출신과 처지가 어떠냐에 따라 

벌을 받는 곳이기 때문이란다.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이 거의 저주에 가까운 현실인식을 하고 있다는 건,

자신들뿐만 아니라 이 나라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

 

왜 청년들이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된 걸까?

고생도 모르고 곱게 자라 조금만 힘들어도 불평불만이나 늘어놓는 

나약한 세대라서?

현실의 어려움을 견디며 도전하는 열정과 패기가 부족하다고 

몰아 부칠 일만은 아니다.

‘우리 땐 어쨌다’는 식의 부모세대 잣대를 들이댄다면, 

청년세대와 인식차이만 확인할 뿐 어떤 접점을 찾긴 힘들 거라 생각한다.


3포, 5포, 7포세대도 모자라 n포세대란 자조 섞인 푸념이 나오더니, 

급기야 헬조선이라는 지독한 독설에까지 이르렀다.

이 사회는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는 청년들의 절규다. 

이곳은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판단하면 희망을 찾아 떠나는 수밖에.

청년들 사이에 유럽복지국가로 떠나기 위해 ‘이민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다고 한다.

 

헬조선을 외치는 청년세대에게 집권여당은 역사교육을 잘못 받았기 

때문이라 말한다.

청년들의 부정적인 현실인식은 자학사관을 심어준 역사교육 탓이란다.

그래서 애국심을 드높일 수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필요하다고.

정말 청년들이 역사교육을 잘못 받아서 이러는 걸까?

국가가 쓴 단 하나의 역사교과서로 교육하면 지금 이 모든 문제들이 

다 해결되는 걸까?

 

역사논쟁으로 나라가 시끄러웠다. 뭐, 아직도 진행중이지만.

집필진이 철저히 가려진 채로, 이게 무슨 국가기밀이라도 되나보다.

조만간 고전문학시간에나 봤던 ‘작자미상’의 국사책을 보게 될지도. 


이 참에 근현대사 관련 책을 더 읽어봐야겠다고 맘먹고 있었는데, 

마침 이 책이 나왔다.

해방 후, 대한민국의 권력을 어떤 세력이 장악했고

과거 70년 동안 어떻게 국가를 이끌어왔는지, 

그들이 어떻게 지금의 주류세력이 되었는지 탐색한다. 

저자는 ‘현재 대한민국 정치사회의 문제, 

특히 보통 국민들이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은 어디서 왔으며 

어떤 역사적 배경, 국제정치적 맥락과 조건에서 비롯되었는지 

묻고 답한다’고 썼다.

 

내가 고등학교 때까지 배운 역사는 거의 일제강점기까지였다.

이 해방전 역사도 중요성에 비해 전체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충분치 않았다.어이없게도 해방후 역사는 몇 페이지로 대충 끝난 역사였다.

고대부터 조선까지에 역사교육도 필요하지만,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더 밀접한 역사는 가까운 근현대사다.


근데 이상하리만치 이 나라 역사교육은 근현대사엔 인색했다. 

적어도 우리세대에겐 그랬다. 

학교 다닐 때 배운 근현대사만으론 해소되지 않는 갈증이 있었다.

고교를 졸업하고서야 학교수업에선 제대로 배울 수 없었던 

해방전후사 관련 책들을 찾아서 읽었다. 

그때 비로소 왜 이 나라 주류세력들이 그토록 근현대사 교육에 인색했는지 

이해가 됐다. 지금 고교에선 근현대사 부분을 우리보단 좀 더 배운다고 

들었는데 이 마저도 대폭 줄어들 거라 한다.

 

‘대한민국은 왜 이럴까?’라는 의문을 품어본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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