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서점이나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제일 먼저 그림책 코너에 들려 어떤 책이 나왔는지 쭉 둘러본 후에, 호기심이 당기는 책부터 무작정 집어 들고 읽기 시작한다. 나에게 말을 건네는 그림책에 흠뻑 빠져 읽다 보면, 돌멩이처럼 딱딱했던 스트레스가 내가 주무를 수 있을 만큼 말랑말랑해지기 시작한다. 글과 그림으로 속삭이는 단순함! 그 속에 묵직한 울림이 내 가슴을 내려갈 때 묵은 체증이 확 뚫리는 기분이다. 그렇게 내 마음을 건드린 그림책을 집에 들고 올 때면 마음부자가 된 것만 같다.
요새는 코로나19로 도서관이나 서점을 갈 수가 없어 인터넷서점을 통해 다양한 책을 만나고 있다. 특히 <재잘재잘 그림책 읽는 시간>을 느린 호흡으로 하루에 한 챕터씩 읽으며, 책 속에서 그림책 산책을 떠나고 있다고 할까.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김여진 선생님이 내 옆에서 재잘재잘 그림책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만 같다.
나도 그림책과 사랑에 빠진 지 7년이 되었지만, 매주 마다 <좋아서하는 그림책 연구회>에서 진정한 책덕후 김여진 선생님을 만나 그림책 수다를 나눌 때면 나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이렇게나 신기한 사람이 있다니. 그녀는 그림책, 영화, 그림, 운동, 책, 건강, 음악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 넓은 분야를 깊게 알고 있다. 분명히 똑같은 24시간을 보내고 있을 텐데, 그녀는 마치 하루를 48시간으로 사는 것처럼 보인다. 삶을 진정으로 즐길 줄 알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찐하게 사랑에 빠질 줄 아는 사람. 그래서 그림책 소개를 해 줄 때마다 눈이 영롱하게 반짝인다. 그림책을 매개로 영화, 잡지, 책 등의 장르를 넘나드는 풍성한 이야기가 주르륵 흘러나온다. 입담도 어찌나 좋은지! 그녀의 이야기에 푹 빠져 듣다 보면 ‘이 사람의 내공은 장난이 아니구나!’ 감탄하게 된다. 혼자 듣기 아까운 내용이 참 많았는데! 이제는 <재잘재잘 그림책 읽는 시간>에서 그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1부에는 김여진 선생님의 그림책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림책 중독이 도박보다 훨씬 위험하다고 믿는 사람. 그럼에도 그 중독을 고칠 생각이 없는 사람” 그녀의 소개글을 읽으며 웃음이 피식 나왔다. 어쩜 이렇게 자기를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지출의 50%가 책이라는 김여진 선생님의 그림책에 대한 찐한 내공을 <재잘재잘 그림책 읽는 시간>에서 엿볼 수 있으리. 입담뿐만 아니라 글도 막힘없이 유려하게 흘러간다. 꺄~
2부에는 최고봉 선생님이 그림책으로 학생들과 함께한, 다양한 독서교육 방법을 담았다. 나도 학생들에게 자주 그림책을 읽어주는데, 2부를 읽으면서 우리 반 학생들과 함께 하고 싶은 활동이 생겼다. 얼른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그림책 세계에 푹 빠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