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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님의 서재
  • 소나무극장
  • 홍예진
  • 12,600원 (10%700)
  • 2021-09-10
  • : 49
나의 손은 무대의 불꽃이 될 이에게 가 닿는다. 내 손을 잡고 그곳에 도달하는 배우를 볼 때, 사람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선사한다. 무대와 객석 사이 경계가 사라지고, 극장 안 모든 사람의 영혼이 몰아에 이르는 것이다. 소나무극장의 열연은 그렇게 완성된다. 오랜 세월 극장을 지켜온 유령, 나와 떠나는 여행으로.
<p10>

지은은 무심히, 적혀있는 시를 중얼거렸다. 시 한 줄을 읽자 다른 곳으로 이동한 듯했다. 현실의 창밖은 도시의 여름밤이지만 순식간에 안개 자욱한 둑길, 별빛 반사하는 강가, 바람이 풀 눕히는 들판에 휩싸여버린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거기에, 사랑을 잃고 신음하는 청년이 비척거리며 걷고 있었다.

ㆍㆍㆍㆍ

"설마, 제가 보입니까?"
<p38>



1929년생, 이름은 차인석. 유령의 정체다. 그는 아주 오래전 한국전쟁 때 사리원에서 총을 맞았다. 차인석이 기억하는 생애는 거기서 끝이다. 자신이 왜 소나무극장엘, 왜 이후 새로 개관한 파인아트센터에 몸이 묶인 채 70여 년을 떠돌고 있는 건지 그조차도 모른다. 도대체 어떤 사연이 그를 붙든 것일까.

연극에 대한 열정, 그리운 이를 향한 사랑, 그리고 권력을 차지하고자 하는 욕망이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전쟁, 5공을 지나 지금 이 순간까지 숨가쁘게 소설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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