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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군에 복무하던 시기, 나는 시설 즉 육군으로 따지면 공병대대에 있었다. 문제는 일반적인 삽질만 하고, 굴삭기만 몰고 가는 그런 단순 업무가 아니라 기지의 중장기적인 개발계획 수립과 더불어 기지 전반에 대한 관리를 하던 부서였다. 나는 이래 생각한다. 아마 군부대가 가장 먼저 생기면 어느 부대가 생기는 것인가? 나는 시설 또는 공병대대라고 생각한다. 공군에서 제일 1순위는 군용기와 조종사이지만, 그들은 결국 항공기를 이륙하기 위해서는 활주로 즉 Runway가 필요하고 그것을 컨트럴할 수 있는 관제타워가 필요하다.

문제는 그런 것들이 처음부터 존재하는가? 아니다. 결국 시설사업으로 통해 이루어진다. 시설 또는 공병대대 소속인으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어느 그 누구라도 시설이 없이 아무 것도 못한다. 특전사나 UDT도 처음에 맨땅에서 훈련하는 게 아니다. 군사학교와 군용시설 그 후에 자연적 조건에서 훈련한다. 심지어 총기를 다루는 사격장을 만드는 것도 우리의 일이다.

내가 군대를 제대할 때는 2008년 3월 31일이다. 참여정권에서 MB로 전환될 때 나는 충격적인 전화를 받는다. 서울공항에서 활주로를 공사하는데, 이게 법적으로 관련하여 어느 절차에 해당이 되는지이다. 활주로를 변경하는 게 충격인 이유는 활주로를 공사하는데 비용이 최소 수백억이 이상인점, 기간도 최소 3~4년 이상인 점이다. 활주로를 공사하기 위해서는 주변 건축물도 고민해야 하는데, 국방군사시설 관련 법규 및 항공관련 법규에서 고도제한이 걸리면 모든 건축물이 국방부장관(예바비행단장), 국토교통부장관(지바항공청장)과 협의를 통해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군용항공기지 주변으로 활주로 길이에 따라 고도제한이 달라지고, 건축물 건축 제한도 바뀐다. 문제는 이게 대통령령이나 총리령, 장관령이 아닌 국회에 의해 정해진 법률에 의해 정해진다. 결국 고도제한은 행정부에서 손을 댈수 없는 국민의 의지인 존재이다. 이걸 뛰어넘지 못해 활주로 각도를 변경하던 게 성남공항이다. 모든 게 롯데월드 고층빌딩인 이유이다. 보수라는 존재들이 이런 식으로 진행한 것을 보고 나는 충격을 먹었다. MB는 지면 위에서 삽질을 했다면 이제는 그런 식으로 국방행정을 해서는 안된다.

시설업무를 보던 나에게 단순히 공사나 설계는 건축, 토목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설행정을 하는 건 통신과 전기 더 나아가서는 주변 관공서와 민간공항, 항공청하고 업무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청와대 이전에서 국방부 청사로 간다는 말에 놀랐다. 내가 군복무 시절 국방부 청사에 갈일이 있었다. 환경공학 전공자이기 때문에 군공항 소음문제에 대해 토론회가 있을 때 내가 대표로 갔다. 가면서 나는 충격을 받았다.

나는 하사로 전역했는데 모든 참가자들이 예하기지의 장교만 모였다. 소령과 중령이 대부분이고, 대위도 있지만, 부사관은 거의 없었다. 환경공학 지식이 없지만, 작전부서와 관련한 그런 부류가 왔다. 와도 별로 소득이 없다. 어차피 군기지는 이동할 수 없고, 헬기나 비행기의 소음은 정해지고, 나머지는 얼마나 보상을 하고, 주변 시설을 보강할 수 있는가에 따라 민원을 정리할 수 있다.

아무튼 군부대 내 공사를 하여 시설물을 축조하면 어김없이 들어가는 게 토목과 건축이 아니다. 전기공사하면서 통신공사를 같이 이루어진다. 통신대대에서 기지 내 공사하면서 직접 오는 관리자는 없다, 왜냐하면 전기공사하는 시기에 통신이 이루이지고 전기전문기술자 군무원이 같이 감독한다. 통신대대는 전기전문군무원에게 공사에 대한 요구사항을 전달할 뿐이다.

어차피 통신체계가 전기가 없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전기관련 군무원이 통신공사에 대한 설계와 관리감독을 맡는 게 현실이다. 지금 국방부를 비워 청와대 행정시설을 옮기는 순간 문제는 많다. 하지만 군사시설을 담당한 입장에서 1번째 통신선로이다. 군부대의 통신선로가 국방부에 있어도 청와대는 그 이상의 회선이 존재한다. 그 공사를 어떻게 하고, 군부대 모든 통신선로를 청와대에서 관리할 수 없다.

2번째 국방부 인력의 이동이다. 이미 많은 지적이 나온 사항이나 국방부는 예하 부대로 이동한다면 거기에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군부대 특성상 예비 인프라는 존재하지 않는다. 군부대는 그 인프라에 맞추어 인력을 관리한다. 관사부터 시작하여 숙소, 식당 이 모든 게 문제이다. 당장 서울에 예하부대로 가도 그들을 맞이할 사무실과 숙소는 없고, 거기에 가면 기존인력은 다른 곳에 가도 그 곳조차도 받아줄 형편이 못된다.

3번째 군부대 특성상 국방부는 대부분 병사보다 장교와 고위 군무원이 많이 복무한다. 특히 영관급과 장관급 장교들은 일반 주택(공동, 단독 등)에 거취하는 게 아니라 군관사에서 가족과 함께 거주한다. 그러면 관사 내 주민들은 어디로 가는 것이다. 국방부에 1,000명이 근무하면 정문 헌병과 관리하는 병사를 제외하면 대략 800명이 장교, 부사관, 군무원이고 이중 미혼자를 제외하면 500명 이상이 기혼자 또는 타 지역(전속을 고려, 고향을 고려)일 것이다.

그들이 관사를 비워야 하면 2달 내 집을 구해야 하는데, 서울의 집값은 미쳤고, 특히 장교가 대부분인 국방부 및 합참본부는 전속기간을 고려하여 장기 전세를 구하기 어렵다. 예하부대를 가더라도 그곳에 복무하는 장교 및 부사관의 가족이 그들을 위해 집일 비울 수 없다. 괜히 이전비용이 수천억을 지난 조단위로 가는 것이 아니다. 서울경기권 집값은 엄청 비싸고, 전세와 월세도 비싼데, 어디로 가라는 말인가?

또한 대통령의 중요업무는 외교문제이다. 대통령이 내정에 직접 손대는 것은 극히 일부이다. 일일이 다 다룰 수 없이 큰 정책만 다루고 나머지는 총리를 필두로 장관에게 위임한다. 이미 시스템을 갖추고 장관이 없어도 공무원 조직은 행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정책적 방향이 전환되도 업무적 방향이 전환되는 게 아니다. 서울공항이 존재하는 이유는 대통령의 외교와 관련하여 해외순방을 위한 기지이다.

대통령이 만일 내정 중심이라면 용산역 인근이라면 문제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고도제한과 방위체계는 심각한 문제이다. 핵발전소와 군사중요 지휘부(삼군본부, 계룡대)는 보안과 관련하여 핵심시설이다. 그런 곳을 단순히 자신의 의지로 하겠다는 논리는 국방군사의 문제이고, 이것은 대한민국 안보와 연결된다. 나는 군복무 시기 3급 비밀까지 관여하고 있었다. 그건 단순히 기지 내의 문제이고, 그 부분은 영원히 공개적으로 다룰 수 없다.

위에서 장교들은 2급 비밀을 다루고 장관급 이상 장교는 1급 비밀을 다루고 있었다. 2급은 현저하게 위험한 문제를 다루고, 1급은 치명적인 문제를 다룬다. 군사보안 관련 혹은 국가보안 관련하여 1급 보안에서 대통령을 1급 보안 취급인자이다. 2급과 3급과 다르다. 국방부는 1급 보안을 다루는 곳이고, 그곳을 이전할 경우 1급 보안에 대한 정보유지, 혹은 적의 타격(있을 수 없다. 미군이 있는데), 혹은 사이버테러 또는 첩보에 취약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지방에 사는 입장에서 서울시민이 아니니 용산구청과 종로구청 주민 입장은 내 알 바가 아니다. 내가 서울에 가서 그곳에 갈 일이 평생 몇 번이나 있을까?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자면 참으로 우려스럽다. 나보다 훨씬 군사에 대한 지식이 많은 전문가는 많다. 하지만 그들은 예하부대에서 밑 바닥을 보지 못했다. 어떻게 밑에서 움직이고 있는지 말이다.

청와대를 옮겨도 기존 청와대 내 보안시설을 누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모두 이전해도 기존 선로는 남아있고, 그것을 우리 말고 다른 간섭자들이 어떻게 이용할지 모른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서 대통령이 도청에 분노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화의 배경으로 만든 영화에서 도청하던 자는 미국이었다. 미국은 우국이니 어느 정도 풀어갈 수 있지만, 북한과 러시아, 중국과 일본 등 수많은 장해물이 넘치는 현실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중국은 우리 역사를 조작하려고 한다.

일본은 이미 임진왜란을 두고 자신들이 침략전쟁이 아닌 일본이란 나라가 그동안 전쟁을 많이 했는데 전국시대 그 많고 많은 제후국가 중 하나가 조선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역사를 가르친다(나ㅁㅁ씨가 외교부 장관이 되면 곤란한 이유 중 하나). 우리나라가 일본의 역사에서 내전국가 중 하나라면 그들의 시선에서 우리는 그저 원래 하나의 제후국인데 거기에 있을뿐이고, 중국은 속국이 버릇이 없으니 우리가 점령하여 우리 뜻대로 하자는 것으로 끝이 난다.

이런 지정학적인 전략적 위치에서 국방부를 건드는 것은 정말 위험한 발상이다. 안보의 위협은 장기간이 아니라 순식간이다. 전쟁의 역사에서 전략의 오점에서 모든 것을 좌우한다. 예전에 그렇게 만든 놈들은 전장에서 모두 죽거나 도망치지만, 지금은 그게 참 어렵다. 그들은 벙커 안에서 숨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지만, 국민 대부분은 벙커에 갈 수 없고 아파트에서 그저 공포에 떨어야 한다. 패트리어트와 사드가 국축되도 그것은 첨단정보 무기에 대한 대응이지, 일반적으로 장거리로 발상되는 곡사포는 막을 방도는 없다.

물론 바보는 아닌 이상 침공은 없지만, 러시아가 우크라니아를 침공할 때를 보자. 푸틴이 바보라서 침공했는가? 전혀 아니다. 전쟁은 단순히 기분으로 생기는 일이 아니다. 철저한 손해득실로 이루어지는 행위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일반 국민들의 생명은 손해득실에 포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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