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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wmaha님의 서재
  • 경연, 왕의 공부
  • 김태완
  • 19,800원 (10%1,100)
  • 2011-08-16
  • : 655

‘경연’이라는 딱딱할 수 있는 주제를 저자의 재치 있고 농익은 말투 속에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한국사회의 정치가, 어떤 집단의 지도층에 있는 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으로 보인다.


저자는 경연을 통해 현 세태에 대하여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경연과 경연의 내용, 의미를 설명하고서 마치 조선시대의 사관(史官)이 포폄을 가하듯이 현재 위정자들의 문제, 권력을 가진 이들의 태도, 교육의 엘리트성과 대중성에 대해서 비판과 고민을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본문에서 경연의 의미와 목적을 좇아가보면, “군주 교육의 목적은 국가의 모든 권력을 지닌 일인전제 군주가 제멋대로 권력을 휘두를 수 없도록 하고, 국가 전체의 공공선과 공공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운용하도록 이끌어가는 것”(81쪽)이었다. 또 “권력을 세습한 군주가 권력을 사유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곧 권력은 공기公器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작업이”(95쪽)기도 하다. 다시 말해 경연은 군주와 신하가 “권력의 본질을 성찰하고, 권력의 사용을 반성하며, 권력의 성패에 관한 역사적 교훈을 습득하는 자리”(423쪽)였던 것이다. 경연을 소개하면서 저자는 “한 나라의 지도자라면 자신의 언행이 역사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할 줄 아는 정도의 지각은 있어야 한다”(24쪽)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저자가 경연을 막상 찬양하는 것만은 아니다. 그 점은 조선 말, 나라가 망해가는 국면에서 고종에게 경연의 중요성을 강조한 박규수의 행동에 대해서도 저자는 경연을 강조하는 것이 이미 시대착오적인 것은 아니었는지 반문하고 있는 점에서 드러난다.


그렇다면 과연 현재는 어떠한가. ‘내가 해봐서 안다’는 식의 오만함이 국정 전반을 흐르는 듯하다. 장관들을 소집한 회의에서 장관들을 꾸짖고 기업들의 이익 추구를 꾸짖는 식이다. 글쎄.. 해봐서 알지는 모르겠지만, 아는 것이 다 일까? 안다고 해서 잘 할 수 있고, 잘 했을까? 이 책을 통해서 봤을 때, 아는 것은 끊임없이 닦고 계발하고, 돌아봤을 때 진정한 앎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국정 최고 지도자의 언변과 태도는 ‘앎’에 대한 성찰이 부족해 보인다.


현재와 같이 모든 이들이 주체가 될 수 있는(적어도 그런 가치를 지향하는) 민주사회에서 조선시대의 경연과 같은 수양과 성찰을 요구하는 것이 가능할까?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최소한 이 사회를 이끌어나간다고 하는 이들, 특히 권력과 금력이 본래 자기의 것인 마냥 알고 있는 이들에게는 저자의 가을서리와 같은 비판을 곱씹어볼 일일 것이다. 권력에 조언 내지 비판을 하는 입장에서도 저자가 3장에서 소개한 기대승의 󰡔근사록󰡕과 이이의 󰡔경연일기󰡕와 같이 세상을 넓고 바루게 보려고 하는 말과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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