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라비다 행성"이 감기에 걸려 식량난이 생기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지구의 농사전문가들을 납치 해오는데 그들은 농사 전문가가 아니라 농사 드라마의 연기자들이었다.. 라는 설정으로 시작 된다.
지구의 연기자들과 라비다 행성의 외계인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유쾌하지만 조금은 뼈가 있는 문체로 술술 풀어 나간다.
기존의 힘있고 스피디하며 스케일이 큰 SF를 기대한다면 이 책은 다소 가볍고 간질 거릴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출판사에서 말했듯이 지금까지 보지 못한 한국형 SF로 접근 한다면 작가의 상상력과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매력에 빠져 단숨에 읽어 내려 갈 수 있을 것 같다.
다소 복잡한 설정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과 삽화까지.
새로운 느낌의 소설을 좋아하거나 마음이 따뜻해지길 원한다면 적극 추천!
고백하건대, 사실 지구인들은 미치게 귀엽다. 밤엔 대부분 다 잔다. 왜인지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안 졸려도 밤이 되면, 두 눈을 꼭 감고 침대에 똑바로 누워서 잠이 오기를 기다린다.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가만히 조용히 숨죽이고 있다. 두근두근, 심장이 두근거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아침이 되면 일어난다. 졸려도 굳이 기어이 일어나서 졸음이 남아 있는 눈을 손등으로 비빈다. 지구인들은 정말 다 귀엽다. - 신원 미상인의 [지구 보고서 개정안] 17메장 98미먀절- --- p.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