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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까닭 / #한용운 시. #도휘경 그림 

 내가 좋아하는 시인인 한용운의 시 작품을 그림책으로 다시 엮었다고 하여 참으로 궁금했다. 한용운 시인의 작품은 겉으로 보기에는 남녀간의 사랑을 얘기한 내용으로 해석해내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시대를 바탕으로 해석하면 나라를 잃은 슬픔으로 해석해낼 수도 있어서 해석의 다양성이 있기는 해도 나의 예상으로는 아름다운 여인과 남성의 애틋한 사랑과 절절한 사랑을 담은 내용이어서 그림도 아름답고 찡한 내용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 예상으로 펼쳐본 그림책 ‘사랑하는 까닭’은 표지에 하얀색을 바탕으로 무채색의 담백한 선과 등 굽고 베레모를 쓴 껀정하게 크고 지팡이를 들고 있는 남자, 하얀 강아지 한 마리가 왼쪽에 작게 그려진 그림이 눈에 띄었다. 그렇게 담백한 내용이려나 했는데 표지는 또 스케치된 동네의 모습이 다양하게 그려져 있어서 다양한 사람들의 사랑 모습을 깨워내나 하는 궁금증도 일었다. 앞표지와 연결된 것은 등굽은 남자가 아니라 하얀 강아지였다. 젊은 남자와 같이 다니던 강아지. 늙은 반려견이 되어 버려진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마음에 아프다. 그 끈을 놓은 남자.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아져 떠돌이 개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뉴스가 마음에 턱 걸린다. 결국 혼자 남겨진 강아지가 돌아다니다가 주인과 헤어져 다니다가 차에 치여 죽을 뻔하다가 묶여있던 끈도 풀리고 떠돌이가 되어가는 모습이 애잔하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마는/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아름다울 때만, 내 상황이 좋을 때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울 때도 사랑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반려견, 반려묘 등등. 귀엽고 아름다울 때에는 물고 빨고 예뻐하다가 늙어지면 귀찮은 생각이 들면 버리는...... 그런 세태를 보여주는 면이 드러난다. 동물 얘기 뿐이 아니다. 요즈음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문제도 심각한 시대적 상황이라서 생각이 많아지는 그림책 내용이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은/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마는/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사랑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천륜으로 묶여있다는 가족 간의 사랑 뿐 아니라 남녀간의 사랑, 어떤 대상 간의 사랑 등등. 다양한 사랑이 있다. 그런 사랑의 모습이 어떠해야하는지는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다만 그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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