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이 갑자기 오는 황당함을 이기길 바라면서
miok0901 2021/12/2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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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수줍음에게
- 세브린 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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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 - 2021-11-15
: 224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표지가 너무 깨끗하고 상큼하기도 하여 빨간머리 앤을 보는 것 같은 설렘을 주었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더 깔끔한 인물과 색감이 마음을 환하게 한다. 그래서 수줍음이라는 감정에 대한 느낌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 같은 느낌이다. 수줍음은 부정적이라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발표할 때 갑자기 수줍어서 말도 버벅거리고 생각이 안 나서 제대로 말도 못하고 끝낼 때는 완전 검정색으로 망한 느낌을 주고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말도 못하고 쭈뼛거려서 의사표현을 못했을 때는 망한 느낌도 있지만 그렇게 시간이 흘러 되새겨보면 귀엽기도 하고 순수해보이기도 한다는 점에서는 싱그러운 노란빛을 느끼게도 한다. 수줍음을 느낀 당사자는 그렇게 다양한 감정으로 붉은 마음, 노란 마음, 검정 마음, 퍼런 마음 등등의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지만 그 상황을 같이 느낀 다른 사람들은 부정적이기보다는 귀엽고, 안쓰럽고, 안타까움 등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다. 나도 수줍음이 많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발표를 해야하거나 의견을 내놓아야 할 때 수줍음으로 조금 힘들기도 하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다만 표현의 정도일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수줍음이 많아 애먹은 것처럼 내 주변에도 수줍음이 많아 애먹는 경우도 많다.
이 감정을 어린아이가 파악해낸 감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섬세하고 자세히 그려내서 깜짝 놀랐고 격하게 공감대도 형성이 되었다. “어린이책을 쓰기 위해서는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그 반대로 어린이책을 쓸 때 한 걸음 떨어져 어린이를 어른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그림책 작가 레오 리오니의 말처럼 어른의 관점에서 수줍음이라는 감정을 섬세하고 자세히 그려내어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수줍음이라는 감정을 의인화하여 귀여운 꼬마 괴물로 표현한 것도 이색적이었다. 꼬마 괴물이지만 괴물은 괴물이고, 뿔도 고슴도치처럼 엄청 솟아나와 있어서 찔리면 얼마나 아팠을지 그 아픔을 짐작하게 한다.
특히 꼬마 괴물은 불청객처럼 오라고 하지 않았는데도,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숨을 막히게 해 목에 뭔가 걸린 것 같은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더 나아가 자기 맘대로 거칠게 한다는 울음섞인 소녀의 말이 리얼하다.
그러면서 우물쭈물 더듬고 생각도 떠오르지 않아서 모든 게 엄망진창이 되어버리는 상황!!!
그 상황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대로 돌아가니 그런 상황 속에 자주 놓이면 그 감정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뜻대로는 되지 않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 그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은 결국 내가 해야한다. 내가 이겨내야 할 나의 감정인 걸....... 너무 이쁘고도 큰 공감을 얻어내는 책이라서 누구라도 읽고 그 책속으로 빠져들어 어른이든 아이들이든 다시 한 번 자신을 반추해볼 수 있는 그림책이어서 누구나 읽어보길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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