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기린을 감상하고
miok0901 2021/12/1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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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기린
- 변준희
- 11,700원 (10%↓
650) - 2021-11-10
: 226
배송되어 만난 이 책은 표지부터 느낌이 좋았다. 투명한 느낌. 맑은 느낌. 표지 촉감은 종이의 딱딱함보다는 종이인데도 부드러운 느낌! 그래서 좋았다. 노란 햇살과 바람 속에서 초점을 잃은 듯. 가려던 발걸음은 멈춘 듯. 멀리는 바라보는 것 같지만 시선은 떨구어진 모습은 애잔함을 느끼게 한다. 하얀색 기린은 본 적이 없어서 의아했는데 실제 있었던 기린이었다고 한다. 케냐의 한 마리 남은 하얀 기린을 소재로 쓴 실화로 그려진 그림책이라서 그런지 마음이 더 시리다.
이 책은 많은 생각을 떠돌게 한다. 남과 단지 색깔이 다르다는 것으로 외톨이로 남아 얘기할 대상도 없이 시기 질투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 짐승의 이야기지만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도 적지 않아서 많은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남과 다르다는 것은 달리 생각하면 특별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달리 생각하면 재주가 있다는 것이고 뛰어나다는 것이고, 희귀하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더 가치가 있겠지만 한편으로 더욱 주목을 받기 때문에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위험이 따른다. 또 제기되는 인간의 이기심. 사람이 희망이기도 하지만 사람이 자연에는 재앙이 된다. 어불성설인듯하지만 여전히 풀지 못하는 숙제로 남아 있다.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을 스스로 그러한 힘을 가지고 흘러갈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사람의 힘이, 아니 엄밀히 얘기하면 사람의 욕심이 그러한 흐름을 차단하는 면을 이 책을 통해 또 본다. 요즘처럼 기후 위기, 환경오염, 생물의 멸종 등의 다양한 환경문제를 ‘하얀 기린’에서는 정면으로 다루지 않지만 독자로 하여금 성찰하게 하고 마음이 따끔해진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고 레인의 눈이 너무도 애잔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면지는 감동이다. 광활하게 펼쳐진 우주. 밤하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왜 작가님이 이 장면을 배치했을까 생각하니. 레인이 바라본 밤하늘이기도 하지만 내 생각에는 우주 속 작은 존재인 우리의 모습. 우주의 크기와 무게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전언이 있겠다라는 생각이다. 내가 작은 우주이듯. 모든 존재는 다 우주 속 또 다른 우주이다. 그 아름다운 존재들이 제각각 살 수 있는 환경. 그런 우주가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는다.
우주 속에 사는 우주인인 나. 우주와 같은 작품을 읽고 감상할 수 있어서 너무 의미깊은 시간이었다. 우주 속 우주인 모든 존재의 아름다움을 지켜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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