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kukury님의 서재
  • 소금 아이
  • 이희영
  • 12,600원 (10%700)
  • 2023-06-10
  • : 5,706
삶의 시작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부모와 자식 관계는 선택할 수 없으면서 끊어낼 수도 없다는 점에서 때론 절망적이다.

가족이란 무엇이고 행복은 무엇일까 계속 생각하게 해주는 소설, 소금 아이.

-왜 '소금 아이'인가
<소금 아이>의 주인공 이수와 주연급 조연인 세아는 금전적으로는 다른 환경이지만 무책임한 부모에게서 태어났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둘 다 이름이 예쁘지만 소년들이다.)

이야기는 이수의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이수는 엄마를 따라 작은 어촌마을 '우솔'로 이사를 오게 된다. 엄마가 새로 만나는 남자의 어머니, 즉 시어머니가 사는 마을이었다. 하지만 엄마와 그 남자(새아빠)의 불안정한 관계는 다가올 죽음을 예견하는 듯 했다.

결국 두 사람은 세상을 등지게 되고 피 한방울 안 섞인 이수와 시어머니 = 할머니만이 남겨지게 된다. 이수를 거둘 이유는 전혀 없었지만 할머니는 이수에게 같이 살자고 먼저 손을 내민다.

박복한 삶을 그저 견디며 살아온 일흔 일곱의 할머니. 환영받지 못하는 삶을 살며 일찍이 침묵하는 법을 배운 열일곱의 이수.
두 사람은 닮았다.

선한 영혼을 가졌지만 인생이 내려주는 불행 앞에서 버티고 살 수 밖에 없었던, 그래서 소금처럼 절여지고 있었던 삶이 닮았다.

'소금 바람은, 사람들의 기억까지 차곡차곡 염장해 두었다가 그 축축하고 시큼한 것을 엉뚱한 곳에서 불쑥 꺼내 놓았다.'

어촌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소설에서는 여러 가지가 소금에 비유된다. 남의 불행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사람들은 소금에 절여져서 보관 기간이 길어진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고, 남들 보기엔 독해보이지만 사실은 슬픔을 마음 속 깊숙이 저장해놓은 할머니와 이수는 소금처럼 버티는 사람들이다.

-진짜 가족, 가족같은 남.
이수의 반친구 세아 역시 남모를 고통을 안고 사는 소년이다. 전반적으로 우울한 소설 분위기에서 두 아이의 우정이 형성되는 과정만이 유일한 웃음 포인트다.

이수가 삶의 고통을 침묵으로 방어하고 살았다면, 세아는 밖으로 분출하면서 살아왔다. 그래서 오해도 많이 받고 억울하지만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잃지 않고 나름의 정의를 실현하면서 살고 있다.

할머니와 이수의 관계처럼 이수와 세아 역시 피 한방울 안 섞였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는 유대감을 형성하게 되는데, 지독하게 청소년스러우면서도 순수하고 아름답다.

-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사람에게서 치유받는 이야기.

<소금 아이>는 잔인한 삶의 이면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동화처럼 낭만적인 희망을 보여준다. 세아와 이수의 대화에서 나 역시 큰 위로를 받았다.

살면서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받을 수 있지만 나를 아껴주는 단 사람만 있다면 그 상처는 치유될 수 있다. 그렇게 믿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이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를 들으면 좋겠다.

당신의 상처는 아무것도 아닌게 아니라고.
외로운 당신의 선택을 긍정해줄 누군가가 반드시 있을 거라고 말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희영 #소금아이 #돌베개 #서평단 #청소년소설 #소설추천 #힐링 #위로 #책리뷰 #책감상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