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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kury님의 서재
  • 이적의 단어들
  • 이적
  • 13,320원 (10%740)
  • 2023-05-25
  • : 4,042
이 책은 이적이 본인 인스타에 가끔 올렸던 "이적의 단어들"피드를 주제별로 엮어서 낸 책이다. 재밌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왠지 책으로 나올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정말로 출간되어서 참 반가웠다.

책의 첫 느낌과 마지막 느낌은, 책의 디자인이나 구성 편집을 참 잘했다는 것이었다. 무작위로 올라왔던 피드의 내용들을 5개의 주제로 나눠서 구분한 게 제일 마음에 들었고, 잔잔한 돌맹이 혹은 점같은 요소로 심플하게 디자인된 것도 좋았다.

내용에 있어서는 마음에 깊게 남는 것도 있고 아무런 감흥이 없는 것도 있었다. 이적이 쓴 책이 아니었다면 인기가 있지는 않았을 것 같은, 일상의 스치는 별거 아닌 풍경을 너무 비싼 액자에 걸어놔서 '이게 좋은 건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언밸런스도 분명 있는 책이다.

그러나 이적과 김영사가 만나서 만들어진 고품격 산문집이라는 겉치레를 벗어놓고 그냥 가볍게 생각없이 읽으면 오히려 피식거리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서문이나 추천사같은 지루한 요소가 전혀 없어서 심플하고 좋다.

1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짧다. 이적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반갑고 익숙해서 좋을 것이고, 잘 모르는 분이라면 사고의 방향을 비트는 유쾌한 필력을 통해서 숨어있던 창의력 꿈틀대는 느낌이 들어서 좋을 것이다.

몇가지 기억에 남는 문장을 적으며 리뷰를 마친다.

-불면증 환자 J의 말. "언제나 같은 꿈이야. 지루한 학회발표장. 졸음이 쏟아지지. 그때 단상에서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며 조롱해. 저기 자는 분이 있다고. 그때부터 난 졸지 않으려고 기를 쓰지. 그러니 말이야, 숙면을 취할 수가 있겠냐고."_불면증

-"우리 몸에선 매일 세포가 죽고 그만큼 새로운 새포가 생겨. 1년 쯤 지나면 몸 전체에 1년 전 세포는 거의 남지 않지. 그래서 그런 거야. 몇 년 전 네가 저지른 일들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건. 그땐 다른 사람이었다고."_세포

-싫은 사람과는 같이 일하지 않아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는 상태._성공

-한번 홀딱 젖고 나면 더 젖을 수가 없다. 그때부터 자유._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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