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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kury님의 서재
  • 킹과 잠자리
  • 케이슨 캘린더
  • 12,600원 (10%700)
  • 2023-05-24
  • : 386
-킹이라는 소년
킹은 흑인의 신과 같은 긍지를 가지고 있다는 뜻을 가진 주인공의 이름이다. 자기를 킹이라고 소개하는 걸 스스로도 부끄러워할 정도로 킹은 남들과 다르거나 튀는 걸 싫어한다.

그런 킹에게는 독특한 성격의 칼리드라는 형이 있었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우주의 기원과 영혼의 원리에 관심이 많던 칼리드. 칼리드는 중학생의 나이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킹과 아빠 엄마는 고통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킹은 칼리드 형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잘 따랐다. 형은 생전에 자기가 죽으면 잠자리로 환생할거라고 했고 형의 장례식장에 내려앉은 잠자리를 보며 킹은 형이 돌아온거라고 믿게 된다.

10살 킹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스토리는 어린아이다운 어설픈 화법이나 금방 돌변하는 감정의 변화들이 그대로 담겨 있어서 어쩐지 아이의 일기를 훔쳐보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인종차별과 성소수자차별. 무엇이 더 나쁜가?
킹은 예전부터 칼리드를 인종차별했던 마이키 샌더스라는 칼리드 또래의 남자아이를 미워하고 무서워했다. 하지만 마이키의 동생 샌디와는 친구로 지냈다. 둘은 집안이나 인종에 관계없이 순수한 친구였었던 것.

너무 친한 친구가 되어서 샌디는 자신의 비밀을 킹에게 털어놓는다. 자신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그걸 옆에 들은 칼리드는 샌디와 놀지 말라고 충고하고 킹은 샌디에게 일언반구도 없이 절교를 선언한다.

인종차별을 당하던 흑인아이가 역으로 백인친구에게 성차별을 하는 상황. 무언가 어긋났다는 건 킹도 알고 있지만 돌이킬 방법을 모른다. 어른들도 이미 해오고 있는 차별인데 10살의 아이가 그 부조리에 맞서는 방법을 어찌 알겠는가.

-가벼운 말투, 무거운 주제.
나는 책 소개를 일부러 많이 읽지 않고 책을 접한다. 제목과 표지 느낌만으로 추측하고 백지상태에서 책을 만나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좀 의외였다. 따뜻한 감성적인, 차별이라는 주제를 부드럽게 다루는 내용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우울하다.

형은 이미 죽었고 킹은 계속 방황하는 상태고 죽은 형의 유지 중 하나는 동성애자를 친구로 두지 말라는 거라니. 어린 킹에게 너무 가혹한 상황이지 않은가. 청소년 문학같은 문체를 쓰고 있지만 주제가 너무 강하다. 우리나라처럼 인종차별을 경험할 수 없는 나라도 드물것이며, 살면서 동성애자를 만난 사람도 손에 꼽을 정도로 음지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데.

-그러니, 이 책을 읽을 청소년들은 행운아다.
실제로는 경험하기 힘든 사회적 차별 관행을 이렇게 남의 일기장을 보는 듯한 내밀한 언어로 들을 수 있으니 말이다.
가제본으로 읽어서 뒷내용은 아직 모르지만 부디 킹이 칼리드의 유지를 거스르고 자신만의 생각으로 바로설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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