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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imoto님의 서재
  • 창작과 비평 203호 - 2024.봄
  • 창작과비평 편집부
  • 16,200원 (10%900)
  • 2024-02-20
  • : 777
자주 결을 맞대고 있지만 새삼 계간지로 분기별 이슈를 이렇게 타이틀에 적확하게 나오는 출판물이 있을까 싶었다. 큰 맥락을 정말 창작- 문학의 영역과 비평- 비문학의 영역으로 나란히 배열이 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핑퐁으로 현실의 씁쓸함을 한없이 맛보다가 잠시 시큼 달달한 이야기 속의 인물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번 봄호의 특집 화두는 ‘세계’였다. 인류세에서 발화하는 세계란 세계 없음으로 이어지며 즉 무세계성으로 연속된다. 자유주의 이후 세계의 자본주의 시효를 염려하면서도 그 답안을 서사속에서 찾아 형편없는 미래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라고 일침을 가한다. 이에 기후 – 경제의 제재로 이어지며 답답한 투명막에 쌓인 기분조차 들었다. 거시적이던 위기의 활촉이 살안으로 깊이 파고 들어 당장 고개 돌리면 확인할 수 있는 국내의 문제들로 흘러간다. 퇴행을 넘어서는 비상한 상황에서 왜 움직임을 모색하는지 모호한 생각들이 채도를 높여가는 대화들이었다.
현상을 짚으며 속이 쓰릴까 외면하던 이야기들도 온전히 곧게 쓰여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곧 찾아오는 416을 우린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태도와 자세에 대해 돌아보고 섣불리 언급하기조차 어려운 아린 마음에 애꿎은 손끝만 뜯게 된다.
생각들이 쌓여 머리 속이 달아오를 때 문학이 주는 바람은 봄이라고 속삭인다. 웃음이 피식 새어 나오다가도 어느샌가 눈물을 머금게 되는 시들을 지나 연재 중인 소설도 현 시절을 살아가는 다양한 군상을 소개해 준다. 대산대학문학상 발표로 새로운 창작자들을 만나는 것도 봄다운 설렘이었다.
매일 보는 뉴스나 기사와 같은 느낌을 월간지가 준다면 흐름은 놓치지 않되 탐사보도와 같은 깊이를 주는 것이 계간지이다. 고루 생각하는 사고의 근력을 기르기에 너무나도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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