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 디자인이나 출판사 소개글로는 1편은 디스토피아, 2편은 유토피아를 보여주는 책인줄 알았는데, 오히려 2편이 더 디스토피아에 가까왔다.
"행운을 빌어요"는 형을 이해못하는 동생의 방황의 여정이 주된 내용이었고,
"인투 더 디퍼월드'는 메타버스 속의 사이버 범죄를 다루었고,
"너무 한낮의 호러"는 가상VR 게임 속의 슬래셔 살인극,
"너나들이"는 메타버스 플레이어들이 서로 연결된 내용이었는데, 1편의 "기록"과 유사한 소재라 신선도는 떨어졌다. 오히려 "기록" 보다 전체 구성이 복잡해서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었다.(소설 앞부분부터 다시 되돌아가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에 적힌 의도와는 달리 굳이 앞부분으로 안가도 어떤 내용으로 만들고 싶으셨는지 감이 오긴 하지만 딱히 매력적이진 않은듯...)
1편의 "러브 플레이어스"를 읽으며 먼저 메타버스 세상 속 신기한 장면들에 익숙해지다보니 2편에서 펼쳐지는 내용이 이해하기 쉬웠는데, 아쉬운 점이 있었다.
1편에선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해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까 함께 고민하고, 일부 작품은 해피엔딩에 기뻐하는 카타르시스도 있었지만,
2편의 작품들은 대체로 주인공에 감정이입이 안된다는 점이 아쉬웠다.
읽고나서도 메타버스 속 주인공의 입장에서 내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여운이 남기 보다는 깔끔하게 만든 스릴러 장르물을 본 느낌이었다. (인투더디퍼월드,너무한낮의호러)
"행운을 빌어요"는 뭔가 중간에 끊어지는 느낌이었고, "너나들이"는 머리 아팠다. (등장인물의 순서를 복기해야하고, 그게 완벽하게 이어진다고해서 기술적 기교 이외에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
여튼 국내최초로 메타버스 공모전을 통해 다양한 작품들이 작품집으로 나온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한국에서 앞으로도 이와같은 좋은 시도와 기획이 이어져 미래를 예측하고 주도하는 훌륭한 SF소설 작가들이 나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