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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숭e의 독서노트
  • 필사의 기초
  • 조경국
  • 10,800원 (10%600)
  • 2016-06-04
  • : 3,519

 

 

 

이 책은 '필사하는 법'에 대한 간략한 설명서입니다. 필사를 해 보고픈 분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시행착오를 줄이고 재미를 느끼게 했다면 이 책은 제 몫을 다 했다고 봅니다.

- 머리말 중에서.
 

 

 

언젠가 필사를 해야겠다는 불타는 마음으로 대뜸 장편소설 한 권을 베껴 쓰기 시작했던 적이 있었다. 책을 읽는 것도 좋았지만 그것보다 더 많은 걸 느껴보고 싶은 마음에 의욕적으로 시작했으나 (당연하게도) 아직도 그 한 권을 끝마치지 못하고 있다. 작정하고 쓰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금새 피로가 느껴졌으며, 지루해졌다. 불타오르던 열정은 식어 까만 숯이 되어버린지 오래.

 

모든 일이 그렇듯, 욕심은 스스로를 지치게 만든다. 잠깐이더라도 재미를 느끼며 꾸준히 하는 것이, 오랜 시간 지루해하면서도 꾸역꾸역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필사할 때의 마음가짐이다.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종이와 펜만 있다면 어디에서나 쉽게 시작할 수 있고, 매우 정적인 듯 보이지만 나름 역동적인 취미. 쓰는 일이 몸에 익고 재미를 느끼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더할나위없지만, 조금만 더 욕심을 부려보자면 책을 다시금 읽으면서 받아들인 문장들로 자신의 문장을 만들어갈 수도 있는 생산적인 활동. 진주에서 작은 책방을 운영하는 저자의 경험과 생각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필사의 의미부터 방법까지, 그에 더해 어떤 노트와 펜이 좋았는지, 관련된 책들은 뭐가 있는지도. 소박한 문장으로 친절하고 차분하게 설명한다. 우연스레 작은 책방에 들렀다 발견한 이 책을 통해서, 숯이 되었던 나의 열정에도 작은 불꽃이 피어났다. 잔잔한 열기로 오랜시간 꾸준히 타주었으면 좋겠다.

 

작가의 정성이 한 글자 한 글자 느껴지는 책이 있다. 그런 책은 당연히 애정하게 된다. (누군들 안 그럴까.) 이 작고 얇은 책에는 필사에 관한 많은 정보가 들어있다. 필사와 관련된 많은 책들이 등장한다. 읽다보면 필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물론 들지만, 책을 대하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오래도록 함께 할 책 리스트를 당장 만들 것이다. 책을 정리하고 문장을 수집하고, 보물처럼 간직하고 싶어진다. 때가 되면, 내 생각을 담은 노트를 엮어보고도 싶다. 어쨌든 이 책은 여러모로 참 알차다.

책방 한 쪽, 스탠드 불빛 아래서 조용히 자신만의 취미를 즐기고 있을 책방 주인의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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