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재미있게 읽었다. 재미가 있다면 일단 책으로서 하나의 역할을 한 셈이다.
물론 학자들 눈에 고미숙 선생님의 글은 탐탁지 않을 것이다. 이래저래 하수라는 식으로 한마디씩 한다. 하지만 다들 제 역할이 있지 않은가! 가방끈 길지 않은 평범한 독자들에게 길고 긴 고전을 일허게 재미있게 소개한다면, 게다가 그 긴 소설을 읽도록 독촉하는 글이라면, 그보다 더 이 독서 시장에 기여한 게 또 있을까? 여하튼, 노는 남자... 복수는 나의 힘... 싸우면서 정분 난다... 등등 책을 읽으면서 다시 차례를 살펴보는데, 그때마다 웃음이 절로 나서 깔깔댔다.
일러스트가 본문과 어쩜 이렇게 맞을까 싶었다. 이름을 들여다보니 '이강훈'이 보인다. 이제 책을 살 때마다 디자이너와 일러스트 이름도 꼼꼼히 챙겨봐야겠다. 책을 읽으면서 일러스트를 보면 또 두 배로 재미있다, 어쩜 이토록 능청맞게도 그려 놓았는지... 디자이너의 상상력이란.... 책을 다 읽고 그리셨나??? 완전 굿이다...
그런데 <인트로>를 읽을 때 강력하게 드는 생각이 있었다. 엄청엄청엄청 고고하신 분의 인상이랄까, 자존심이 강철 같으신 분이랄까 하는 인상이 든다... 모든 사람이 그 앞에 머리를 조아리게 만드는 카리스마가 있을 것 같은, 마치 그렇게 두꺼운 자존심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지금의 자리에 이르지 못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왜 글을 보면서 그런 느낌이 드는지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강의를 한 번 들어보고 싶은데... 선생님이 좀 무서우실 것 같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