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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stop3님의 서재

 칼의 노래 속에 커다란 늪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 늪은 너무도 깊고 슬퍼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책을 덮고 멍하게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세상이 슬펐다. 이 책은 사람을 참으로 슬프게 만들고 있었다.
 한 땀 한 땀 느껴지는 김훈의 숨결과 그 속에 고고히 살아 숨쉬는 이순신의 기백이 나를 붙잡았다. 그러한 늪 속에서 시대를 살아가는 한 인간의 고뇌와 슬픔이 내 속으로 밀려들어왔다. 이것은 책이 아니라 하나의 영상을 머리가 아닌 가슴에 각인을 시키고 있었다. 커다란 칼의 노래는 어느덧 슬픔의 가로지르는 바람이 되어서 가슴에 와서 박힌다. 충이 무엇이냐며 나를 다그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군신의 忠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속의 忠은 '忠' 그대로의 '忠'이다.
 마음의 한 가운데에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굳건하게 서 있는 모습 커다란 칼을 옆에 차고 홀로 바다를 바라보면서 찬란한 적들의 살기를 온 몸으로 맞으며 그는 忠을 세우고 서 있었다. 그의 슬픔이 녹아서 노래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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