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쓴 약처럼...
책읽는 아줌마 2002/09/2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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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옥의 소설은 결코 달콤하지 않다. 느긋하게 소파에 누워서 읽어내기에는 뭔가 찜찜한 것이 있다. 그네의 소설 속에는 요즘 많은 작가들이 보여주는 '자아 찾는 여성'이라든지 '너무나 생활이 평범해서' 일탈을 꿈꾸는 여성은 없다. 그저 이 고단한 세상을 살아가는 한 치 앞을 꿈꾸는 것조차도 힘든 사람들일 뿐이다.
읽다보면 같이 힘들어지고 서글퍼지고 때로 너무 아릿하게 아파오는 가슴 때문에 한 방울 눈물조차 사치스럽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네의 소설은 바늘끝으로 살에 문신을 새기는 것처럼 쓰여진 것 같다. 그래서 소설을 읽어내려가기가 가끔 힘들어진다. 그러나 입에 쓴 약이 몸에 좋은 것처럼 그녀가 보여주는 삶의 진정성들은 한 치의 거짓 치장을 걸치지 않아서 좋다...
그녀의 소설은 나를 긴장시키고 삶 앞에 숙연하게 만든다. 여전히 그녀의 소설은 치열한 삶의 현장에 있다. 이번 소설 역시 결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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