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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M
  • Advanced Style 어드밴스드 스타일
  • 아리 세스 코헨.마이라 칼만
  • 16,020원 (10%890)
  • 2014-10-10
  • : 205

몇 년째 인기가 수그러들 줄 모르는 아웃도어 의류의 한 유명 브랜드 TV 광고를 보면

‘패션은 옷으로 하는 자기소개다’라는 의미심장한 카피가 나온다.

어떤 옷을 어떻게 입어야 자기를 제대로 잘 소개하는 것일까?

비싼 옷이나 명품을 걸치면 멋지고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느낌이 전달될까?

 

우리 외할머니는 처녀 적 삼동리 최고 미녀로 소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사실 흑백사진으로 남아 있는 할머니의 젊었을 때 사진을 보면

손녀의 눈으로 봐도 그렇게까지 미인은 아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그래도 그 말을 믿었던 이유는,

외할머니는 일흔이 넘은 나이가 무색하게

날씬한 몸매에 항상 등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다니셔서

뒤에서 보면 아가씨로 착각할 정도로 진짜 멋쟁이였기 때문이다.

 

이 책에 보면 '스타일이란 적절한 꾸밈새와 적절한 태도’라는 말이 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너무나 동감되었던 게

외할머니는 할머니라고 해서 당연한 듯 뽀글뽀글 파마에 몸빼바지를 걸치는 법이 없었다.

언제나 엷은 화장에 고운 블라우스를 차려 입으셨고,

머리를 단정하게 빗질하여 묶지 않으면 방을 나서지 않으셨다.

그 연세에도 언제나 발끝이 일자가 되도록 신경을 쓰며 한걸음 한걸음을 놓으셨기에

한 번도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팔자걸음 걷는 걸 본 적이 없다.

어릴 적 나는 나중에 나이가 들면 외할머니 같은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종종 생각했다.

 

이 책에는 우리 할머니 같은 삶의 태도를 지닌 패셔니스타들이 매 페이지마다 줄줄이 나온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아름다운 소품들로 자신을 꾸미는 것에 대해

주책이라고 여기거나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패션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패션이 옷으로 하는 자기소개라면,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일을 부끄러워하거나 포기할 이유는 없다.

또 자기소개가 꼭 젊고 몸매 좋고 얼굴 아름다운 사람들만 해야 하는 특권도 아니니까 말이다.

 

패션에는 유통기한이 없다.

오히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스스로에 대해 더욱 잘 알게 되고,

그렇기에 자신만의 패션 철학이 제대로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을

<어드밴스드 스타일> 주인공들은 명쾌하게 보여준다.

 

살아가면서 인생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어드밴스드 스타일>의 책장을 넘기며

때로 화려하다 못해 놀라운 복장을 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전혀 낯설지 않게 다가온 이유는

비록 패션 스타일은 다르지만 너무나 비슷한 태도로 인생을 살아온

우리 외할머니의 삶을 눈앞에서 보며 자랐기 때문이다.

나에게 노년의 롤모델은 외할머니였고, 이제는 <어드밴스드 스타일>의 모든 사람들이다.

 

우아한 태도와 당당함으로 나이 듦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면 모두 다 이들 덕분이다.

외할머니가 살아생전에 이 책의 주인공들을 만났다면 베프가 되지 않았을까?

인종과 언어를 넘어서 간지는 간지를, 스타일은 스타일을,

멋쟁이는 멋쟁이를 알아보는 법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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