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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제님의 서재
  • 아프리카에서 부르는 바람의 노래
  • 홍세기
  • 15,120원 (10%840)
  • 2024-08-15
  • : 2,066

이곳은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는 곳이다. 교육 환경은 절망적이지만 수업 하는 교실을 보면 그래도 희망이 생긴다. 물건 값을 올려 부르고 주어진 일을 미루는 사람들, 이 아름다운 자연을 쓰레기와 함께 방치하는 사람들을 보면 절망감이 들지만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면 희망이 보인다. (p42)

 

<그래도 희망은 교육> 챕터에서 저자는 우간다의 절망적인 환경 속에서도 교실의 공부하는 학생들에게서 희망을 보았다. 그런데, 나는 정반대에 놓인 한국과 한국의 교실을 떠올렸다.

 

학교는 학생들의 휴게 공간까지 예쁘게 꾸며 놓고 에어컨을 하루 종일 틀어주는 쾌적한 환경에다 온 나라가 어느 정도의 질서와 청결이 자리 잡은 나라 한국이지만, 교실의 학생들을 보며 절망을 느끼는 날이 많았다.

 

무엇이 문제일까를 두고 나는 조벽 교수의 <인성이 실력이다>나 김성천님의 <혁신학교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으며 한국 교육의 추구하는 바 자체를 경쟁이 아닌 협력으로 함께 더불어 살아갈 민주 시민으로 키워야 한다고 나름 결론지었었다.

 

하지만, 학교에서 함께 협력하자고, 그게 미래를 대비하는 거라고 초중등 시기에 석차를 공개하지도 않고 있지만, 결국 대입 앞에서는 가장 치열한 경쟁과 순위로 매겨지니 상위권에서는 이기적으로 자기의 점수를 높이는 데 열을 올릴 수 밖에 없고, 중위권은 어차피 남아도는 대학이라 노력 여하가 큰 의미가 없고, 하위권은 무기력한 진로 의식으로 학업에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그리고 이 세 그룹 모두는 인성 면에서 과거의 한국을 이끌고 지탱한 요소들, 예를 들면 생활력, 성실함, 예의, 책임감, 겸손, 노력, 인내심 등을 찾아보기 어렵다.

 

옛말처럼, 가난한 집에서 효자 나고, 개천에서 용 나는 것인지...한국은 이미 배 두들기고 살만해서 교육의 빛나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없는 것인지. 교육에 몸 담고 있는 나로서는 매우 사기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 책에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우간다지만, 교육에 희망을 거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고 부러웠다. 그리고, 한국은 지금 당장 밥 먹는 게 문제 없다지만, 미래의 다양한 난관, 특히 인구 절벽, 지역 소멸, 환경 위기 등을 헤쳐 나가는 데에는 준비가 미흡하다. 언제 난민으로 전락할지 알 수 없는데, 우리 아이들의 정신력은 화초처럼 연약하기만 하다.

 

무엇부터 바꿔나가야 할 것인가? 적어도 문제 해결력과 회복력, 인내심을 지닌 아이들로 자라나야 미래에 닥쳐올 어려움을 헤쳐 나갈 것이다. 교육은 그것을 경험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좋은 서비스로 편한 교육만으로는 이것에 역행하는 일이 될 것 같다.

 

저자가 우간다라는 경제, 교육 불모지에서 두려움 없이 맞서 이루어낸 것들은 그분의 신앙과 지원해 주시는 분들의 믿음과 격려가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와 우리는 이 한국 땅에서 어떤 힘과 지지와 격려로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고 우리의 아이들을 키워낼 것인가?

 

고민을 한 가득 가져다 주었지만, 한편 오랜만에 가슴 뛰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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