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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
  • 문보영
  • 12,420원 (10%690)
  • 2019-05-02
  • : 648

 

슬픔과 명랑의 시인, 문보영의 산문집

 

사람을 미워하는 가장 다정한 방식.

 

 

“왜 사람은 누군가를 안는 구조로 생겨서 타인을 갈망하게 되는 걸까.”

 

시인 문보영은 유튜브 브이로그를 찍고, 네이버 블로그에 일기를 올린다. 때로는 신청을 받아 자신의 일기를 구독할 수 있도록 한다. 피자를 좋아하며, 항상 돼지 인형을 가지고 다닌다. 돼지 인형의 이름은 “말씹러” 이다. 내가 문보영의 매력을 알게 된 것은 나의 대학 동기로부터다. 그리고 문보영의 매력을 알게 된 것은 나의 20대에서 가장 잘한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처럼 시인으로 살아가지 않더라도, 문보영이 문보영다운 시 세계를 지어 나가듯, 나도 나만이 구축할 수 있는 세계를 구축하며 살아가고 싶다. 그가 피자를 좋아하듯, 나도 무언가를 당연하게 좋아해낼 수 있으면 한다.

이 책은 문보영의 20대 시절의 일기를 모아놓은 책이다. 명랑과 슬픔의 시인이라는 소개처럼, 그의 일기에서는 자신의 일상과 관점에 대해 약간의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다정함이 묻어 나오기도 한다. 슬픔에 대해 신이 나기도 하고, 신이 나는 것들에 대해 슬퍼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러한 그의 삶의 속도와 거리는 그가 시인이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증명하는 것 같다.

그녀의 문장에서는 생각의 흐름이 그대로 드러난다. 어떻게 보면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옮겨놓은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일부러 꼬거나 과장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따라간다. 그런 글을 쓰는 것은 쉬운 작업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때로는 흔들림, 때로는 견고함과 고집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의 글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문보영의 글에서는 흔들림과 단단함이 공존하고 있다. 그는 쉽게 바닥까지 가라앉고, 회의감을 갖으면서도 어이없이 사소한 순간들과 사물에서 만족감을 얻고 행복을 찾는다.

상처가 많은 사람들은 세상의 아름다움과 그 의미를 누구보다 깊게 잡아낸다고 생각한다. 청춘의 한가운데를 보내고 있는 문보영이 어떤 상처와 눈물, 기쁨의 순간을 지녔을 지 항상 궁금했다. 이 산문집을 통해서 문보영의 삶 전반을 알 수는 없지만, 그가 가졌던 아픔과 사랑들을 은밀하면서도 아름답게 읽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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