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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hocolatee님의 서재
  • 당신의 정면과 나의 정면이 반대로 움직일 때
  • 이훤
  • 13,950원 (10%770)
  • 2019-05-02
  • : 352

 

최소의 언어로 읽히는 광경들에 관한 산문집.

 

이훤 시인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을 때는 시집<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을 통해서였다.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매 문장이 울림을 주는 그의 시가 정말 좋았다. 모든 문장을 놓치기 어려운 시인이라고 생각했다. 있는 힘껏 껴안고 단 잠을 자고 싶은 시집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서 시집 추천을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항상 이훤 시인을 목록에 넣었다. 나만 알고 싶은 시인이었지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이훤의 매력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이훤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 하고 있다. 그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사진을 찍고 글을 쓴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이국의 풍경들이나 일상에 스쳐가는 사물들 등 ‘시인 이훤’만이 찍어낼 수 있는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훤의 사진들이 특별한 이유는 모든 사진마다 그의 시선이 선명하게 묻어 있기 때문이다. 장면을 포착한 정당성과 이유가 사진에서 묻어난다. 우리가 왜 그의 사진을 보아야만 하는지, 그는 말없이 보여준다. 빛의 양과 각도, 이훤만이 바라볼 수 있는 – 우리가 지나쳐가는 사물들에 관하여 제시한다.

이번 산문집은 이훤의 사진과 짧은 산문들이 함께 실려있다. 그의 언어는 사진처럼 선명하고, 때로는 흐릿하다. 시인 유희경이 덧붙인 것처럼, 눈의 결정체 같은 작고 아스라한 감정이 안에 맺히는 것 같고, 본 적 없는 뒷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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