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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님의 서재
  • 제인 에어 - 상
  • 샬럿 브론테
  • 10,620원 (10%590)
  • 2011-04-05
  • : 697

연애 소설이자 정서적 성장 모습이 담긴 교양 소설을 읽게 되었습니다. 1권은 게이츠헤드와 로우드 시절의 내용으로 구성됩니다. 어린 시절 고아가 된 제인을 가장 힘들게 만들었던 공간은 외삼촌의 대저택에 있는 붉은 방입니다. 그 방에서 환영을 보고 기절했던 트라우마가 줄곧 남게 되며, 사촌의 육체적 학대를 견디기엔 혼자서는 버티기 힘들었을 겁니다. 자선학교에 가기 위한 절차에서 그녀를 교장 앞에서 거짓말쟁이로 만든 외숙모에 대한 분개심에, 자신이 외숙모를 사랑할 수 없는 이유, 외삼촌과 그녀의 부모님이 하늘에서 외숙모를 어떻게 심판할지 독설을 내뱉게 되죠. 어리지만 강단 있는 모습입니다.

열악하고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이어가는 학교생활에서 유일하게 마음을 주고받는 그녀의 친구 번스가 큰 힘이 되어줍니다. 번스는 교사에게 견디기 힘든 수모를 받지만, 모든 걸 통달하는 듯한 긍정적인 정신이 되려 제인을 위로합니다. 제인은 교육을 통해 배움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많아 여러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고 교사가 되는 길의 발판을 마련합니다. 책은 종교적 색채가 강한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묘사가 굉장히 자세합니다. 고아원과 다름없는 학교에선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학생에게 가해지는 체벌의 장면이 있습니다. 위선적인 브로클허스트 목사는 신앙을 방패 삼아 비이성적인 행동을 보이죠. 그를 비난하는 제인의 모습에서 잘못된 종교관에 대한 비판이 담겨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2권에는 제인이 손필드 자택에서 가정 교사로 일하며 로체스터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입니다. 프랑스 아이인 헬렌의 가정교사를 맡으면서, 항상 자유를 갈망하는 제인은 외딴곳에서 생활하는 게 지치게 됩니다. 잠시나마 한 외출에서 로체스터를 처음 마주합니다. 딱딱한 첫인상을 남긴 로체스터는 그녀와 스무 살의 나이 차이가 나지만 그를 향한 제인의 사랑이 시작됩니다. 독자로선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제인의 새로운 감정과 심리 변화에 기대하게 됩니다. (저자인 샬롯 브론테가 경험했던 사랑이 소설 속에 녹아든 걸 참고합니다.)

손필드에서 일어난 수수께끼 같은 사건과 밤에 집안을 돌아다니는 숨겨진 정체가 과연 무엇일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비밀이 드러나면서 로체스터는 지난 과오와 과거를 밝히며 자신의 불행했던 삶과 가난했던 마음을 표현합니다. 제인은 그를 진정으로 동정하지만, 그의 아내인 버사의 존재를 알기에 그를 위한 정부가 될 수 없다고 결심합니다. 실의에 빠진 제인이 그를 떠나면서 겪은 마음고생은 누구였어도 감당하기 힘들었을 테죠.

손필드를 떠나 무어 하우스에 지내면서 활력을 되찾고 행복함을 느낍니다. 가족으로 대하는 세인트존의 누이동생에게 안정감과 의지를 얻으면서 건강을 회복합니다. 목사인 세인트존은 진실한 사랑이 없이 제인이 자신의 아내가 되어 선교사이자 협력자가 되길 바라지만, 제인은 그의 허울뿐인 감정을 경멸합니다. 역자 해설에 서술된 '도덕성과 열정의 조화와 균형을 이룰 때 그 사랑만이 행복에 이르는 길임을 보여준다.'라는 제인의 마음을 대변합니다.

로체스터의 이기심이 제인을 속인 점은 용서할 수 없는 부분이었고, 화재 사건 이후 장님과 불구가 되어버린 그의 모습을 보며 지은 죄에 대한 처벌을 받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제인은 그의 부인이 떠나고 혼자가 된 그의 곁에 남기로 합니다. 전과 다르게 독립심이 생긴 제인의 모습에서 당당하게 로체스터와의 행복을 추구하는 결심을 보입니다. 당시 영국 소설에서 유행한 고딕적인 테마는 제인 에어에도 찾을 수 있습니다. 당대의 여성 모습과는 다른 제인의 여성상은 또 다른 가치를 구현합니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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